포항지진, 촉발 인재 재확인… “운영자 주의의무 있었다”
지열발전소 수리자극 과정·경고 신호 방치 정황… 책임공방 본격화

지열발전과의 연관성이 국내외 학계에서 '촉발지진'으로 굳어진 가운데, 당시 운영자들이 이를 사전에 예견하고 주의할 의무가 있었는지가 법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6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광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차 속행 공판에는 여인욱 전 포항지진 정부조사단 국내조사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최종보고서'를 근거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과정에서 촉발된 인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 단장은 "단층 위치와 지진 발생 지점을 분석한 결과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며 "사이언스지 논문, 대한지질학회 홈페이지 등 권위 있는 학술 발표로 국제적으로도 확정된 결론"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또 "정부 지시나 보고가 아닌, 국내외 조사단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증언 과정에서 지진 개념 구분도 나왔다.
여 단장은 "풍선에 압력이 가해져 터지는 것이 유발지진이라면, 이미 임계 상태인 단층에 물이 주입돼 발생하는 것이 촉발지진"이라고 설명했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경우, 4㎞ 이상 깊이의 시추공에 고압의 물을 주입해 암반을 깨는 '수리자극' 방식을 사용했다.
여 단장은 "이 과정에서 단층 반응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압 변화를 관리했어야 했다"며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운영자의 주의의무 문제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수리 작업이 없었더라면 지진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포항지진이 촉발은 물론 유발 지진적 성격도 함께 지닌다고 증언했다.
포항 ESG에서 지난 2018년 연산검층 장비가 심도 3800m 이상 진입을 못한 사례를 두고 해외 관계자가 "초음파 반사가 안되며 쌓여있는 흙 같은데 장비가 들어갔다"는 취지 언급을 한 부분과 PX-2 심도 3800m 지점에 일련 그래프상 지진 발생 점이 지나갔다는 점을 들어 촉발지진이 좀 더 확실해진다고 했다.
임계 상태 단층이면 적은 물 주입으로도 지진 발생이 가능하게 되며 개최된 연구 회의에서 지진 관련 자료와 데이터 질이 좋지 않다는 언급, 기상청과 모 대학교 팀 관측 자료를 활용했던 사안도 제시됐다.
포항지진 관련, 해외학계 동향 차원에선 2018년 해외 학회에서 포항지진이 교훈이 돼 연구가 이뤄졌고 스위스 쪽에서도 새로운 지열발전을 두고 지방에서 포항지진을 연구해 안전 확보하라는 지시 하 방문, 연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ESG와 감시 방법인 신호등 체계와 관련, 중간에 변경됐었다는 증언이 도출됐으며 유체(물 등) 주입이 멈췄으면 포항지진이 3%, 1%대로 크게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학술 발표 내용도 나왔다.
변호인 측은 현재 대법원 3심으로 향한 '포항지진 정신적 위자료' 소송의 항소심 결과를 제시했으며 포항 본진 이전인 지난 2017년 9월경 미소지진 발생 시점과 본진 사이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여 단장은 "물 주입 사이사이에 저점값이 상승했고 점진적으로 저점이 상승추세였다"며 "저점값이 0이었으면 누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