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 허위 분양 사기…경기지역서 첫 입건

김혜진 기자 2025. 8. 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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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명으로부터 85억원 챙겨
사인간 거래 한계…수사망 좁혀
14명 공문서 위조 등 혐의 덜미
▲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견본주택을 차려놓고 역세권 민간 임대아파트를 허위 광고·분양해 계약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입건됐다. 26일 견본주택(왼쪽)이 문이 굳게 닫힌 채 축하 화환과 각종 우편물이 쌓여 있다./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민간임대아파트 허위 분양 사기 사건이 경기지역에서 처음으로 형사입건까지 이어졌다. '사인 간 거래'라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 단속에 한계가 있었지만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망을 좁힌 셈이다. <인천일보 2024년 11월25일자 6면 등>

수원장안경찰서는 사기, 공문서 및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로 모 시행사 대표 50대 A씨 등 14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모델하우스를 차리고 화성시 병점역 인근에 1000세대 규모 민간임대아파트를 짓는 것처럼 꾸며 피해자 528명으로부터 계약금 명목으로 약 8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10년 임대 뒤 분양 전환이 가능해 수억원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내 집 마련'을 꿈꾸던 피해자들을 속여 분양가의 10% 또는 수천만 원대 가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1인당 평균 피해액은 2500~3000만원에 달했지만 실제 사업 부지는커녕 토지사용승낙서조차 위조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모델하우스 내부에는 아파트 모형과 홍보 패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입구에는 '사무실 이전 안내문'과 '전기 해지 예정' 알림이 붙어 있고 우편물도 쌓여 있었다. 안내문에는 "외부 사정상 사업을 중단하고 계약금 환불을 진행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전한 호매실동 사무실은 텅 빈 채 잠겨 있었다.

지난해 10월 말쯤 계약한 피해자 50대 B씨는 "상담사가 하루라도 빨리 계약해야 로열층을 살 수 있다고 설득해 계약 당일 100만원, 다음날 2900만원을 입금해 총 3000만원 피해를 봤다"고 했다. 이어 "한달 뒤 사기로 의심돼 환불을 요구했고 이후 시행사에서 7월 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고소 등을 진행하면 환불 순위가 차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안내를 했는데, 도주 시간을 벌려고 한 것 아니었는지 의심된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4월 피해자들로부터 "사업 진척이 없다"는 제보를 받고 압수수색에 착수, 해외 출국금지 조치와 영장 청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뒤 잠적했고 공범 1명은 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 또 다른 공범은 해외로 도피한 정황이 포착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이들이 지역주택조합 사업 경험을 활용해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임대아파트 허위 분양 사건이 형사입건으로 이어진 것은 경기지역에서 처음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유사 검거 사례가 있었다. 앞서 인천일보는 경기지역에서 조합원을 모집하는 형태의 유사 민간임대주택 사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지자체들은 '사인 간 계약이라 법적 단속 근거가 없다'며 주의보 발령에 그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허위·과장 광고나 무자격 민간임대주택 조합 설립을 막기 위해선 지자체 단속을 넘어선 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와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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