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세’까지 검토…정부, 일회용컵 규제 다시 고삐 죈다

김규남 기자 2025. 8. 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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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탈플라스틱 로드맵’ 공약
환경부 연구용역 발주 내용 보니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들이 2023년 8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퍼포먼스에 쓴 일회용컵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한 ‘탈플라스틱 로드맵’과 관련해, 환경부가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를 적용하는 방안 검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일회용컵에 대해선 애초 정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추진해온 바 있으나, 지난 윤석열 정부가 이를 무기한 연기하면서 흐지부지된 상태다.

26일 환경부 관계자는 “일회용품 원천 감량을 위한 대안들의 여러가지 방안과 파급효과를 들여다보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한겨레에 밝혔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플라스틱은 금지하는 등 플라스틱 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정책을 기본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방안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읽힌다.

‘일회용품 감량제도 도입을 위한 갈등 관리’라는 제목의 이 연구용역 제안요청서를 보면, 기본적으로 일회용품에 대해 생산자·소비자에게 비용과 책임을 더 부담시켜 총량을 줄이겠다는 정책 방향이 감지된다. 환경부는 △최적의 일회용품(일회용컵 등) 감량방안(가격 내재화 방안 등) 모색 △일회용컵 감량을 위한 이해관계자 협의체 운영을 통한 갈등 해결방안과 일회용컵 감량 최적 추진방안 도출 △국내외 가격 내재화 갈등 사례 분석 △일회용컵 감량을 위한 가격 내재화 방안 제시 등을 세부 과업내용으로 요청했다.

여기서 ‘가격 내재화’ 방식은 일회용품 등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재화의 생산·소비와 활동 등에 대해 그것이 일으키는 사회적 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네덜란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회용품 유상판매’ △스페인, 폴란드 등에서 도입한 생산자·소비자에 대한 ‘부담금’ 부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 시행중인 일회용품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유럽연합(EU)에서 부과하고 있는 ‘플라스틱세’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또 각 방안들의 장·단점, 각 방안들이 소비자 물가지수와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 등도 연구용역 의뢰 내용에 포함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클립아트코리아

특히 일회용컵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생산자가 판매된 제품의 일정량을 수거해 재활용하지 않으면 부과금을 물도록 해, 폐기물 저감 효과를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제도로, 현재 우리나라에선 종이팩, 금속캔 등 4개 포장재군과 윤활유, 전지류, 플라스틱 운반상자 등 24개 제품군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만약 일회용컵이 여기에 포함되면, 총량 저감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탈플라스틱 등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분리배출 체계 개선, 완구류·일회용컵을 생산자책임재활용 대상으로 추가, 무인회수기·회수보상제·역회수 등 회수 촉진방안 검토”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가장 직접적인 가격 내재화 정책인 ‘플라스틱세’를 언급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플라스틱을 생산·사용할 때 일정량의 금액을 세금으로 물리는 제도로, 유럽연합은 2021년 1월부터 플라스틱세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재활용 되지 않는 플라스틱 폐기물 1㎏당 0.8유로(약 1300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정부에서 대폭 축소돼 현재 제주도와 세종시에서만 시행중인 ‘일회용컵 보증금제’ 확대 여부도 검토중이다. 이 제도는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담아 살 때 보증금을 내고, 컵을 매장에 반납하면서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지난 2022년 6월 전국에서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자영업자들의 부담 등의 이유로 같은 해 12월 제주도와 세종시에서만 축소된 채로 시행됐다. 이번 연구용역 발주 내용엔 프랜차이즈 본부, 소상공인 매장, 수집·운반·재활용업체, 소비자,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갈등 해결과 일회용컵 감량을 위한 추진방안을 도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해서도 연구용역에서 검토하고 그에 대한 정책 방향이 탈플라스틱 로드맵에 담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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