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고시' 아동 인권 침해…조기 사교육 대책은?
[EBS 뉴스]
초등학교 입학도 전에 유명 영어학원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또 다른 사교육에 시달리는, 이른바 '7세 고시'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같은 극단적인 선행학습을 아동 인권 침해로 판단했는데요.
조기 사교육 문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짚어봅니다.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VCR]
"7세 고시는 아동학대"
국민 고발단, 국가인권위에 진정
인권위 "아동 인권 침해 맞다"
조기 사교육 대책 마련하라 결정
영유아 사교육 실태조사 실시
과도한 레벨 테스트 규제해야
극단적 선행학습 제한
법령·지침 필요
'조기 사교육' 막을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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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결정의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백병환 정책팀장과 함께 자세히 짚어봅니다.
팀장님 어서 오세요.
지난 4월이었죠.
영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레벨 테스트, 이른바 7세 고시 문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여기에 동참하시게 된 겁니까?
백병환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해당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건은 제가 속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포함된 '아동학대 7세 고시 국민고발단'의 800여 개인과 단체가 공동으로 제기한 것입니다.
'7세 고시'는 유아들이 영어학원 입학을 위해 치르는 학원 입학시험으로 난도 높은 영어 독해와 작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별도의 사교육을 받는 이른바 '새끼학원들'까지 성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것은 아동 및 놀이 중심의 누리과정과 심각하게 괴리된 것으로, 영유아의 발달 단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반교육적 행태이자, 우리 헌법과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을 위배하는 반인권적 행태입니다.
저희는 일부 사교육 업체의 부적절한 상행위가 확산되어 아동들의 건강한 발달권과 인권이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것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배경입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극단적인 형태의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는 거잖아요.
인권위가 4개월 만에 조기 사교육이 아동 인권 침해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백병환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인권위는 아동 인권 침해의 주체로 지목된 '7세 고시 등을 시행하는 학원'이 사적 자치영역에 포함되어 있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진정 자체는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문에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선행 사교육의 문제를 국가기관이 인정하는 내용과 향후 교육부 등 교육기관들이 해야할 조치들에 대한 다수의 요구사항이 담겨 있습니다.
인권위는 '7세 고시'와 같은 극단적 조기 사교육이 아동의 건강권·발달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하며 교육부에 실태조사, 입법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청했습니다.
이번 인권위의 결정은 초등의대반, 7세고시, 유아대상 영어학원 등, 과도한 조기 선행 사교육이 헌법과 아동복지법, 공교육정상화법, 영유아보육법의 취지는 물론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위시한 국제적 기준에도 어긋난다는 점을 국가기관이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큽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특히 교육부에 조기 사교육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백병환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인권위가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주문한 것은 영유아 대상 사교육 실태에 대한 국가 수준의 정기 조사를 실시할 것, 영유아 대상 극단적 선행학습을 제안하기 위한 법령이나 지침을 마련할 것, 과도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교육 내용과 평가를 폐지하는 방안 모색, 대만 등 해외 사례를 참조해 외국어 학습을 예방하는 조치를 마련할 것 등입니다.
인권위가 요구한 실태 파악, 교육제도 개선, 시장 규제 입법 등의 조치들은 모두 함께 종합적으로 시행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하나가 시급하다고 꼽긴 어렵습니다.
저는 교육 당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인정하는 게 먼저라고 봅니다.
인권위의 요구 그 자체는 이미 수차례 시민사회 및 교육현장에서 반복되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간 교육부는 유아 사교육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라는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지 않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사교육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는 노력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회피했습니다.
이번 인권위의 발표가 교육부의 사교육 대응 정책에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런 조기 사교육의 폐해가 워낙에 크고 그 정점에 이른바 영어유치원으로 대표되는 영어 사교육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교육 당국이 지난 상반기에 전국적으로 실태 조사까지 했는데요.
그런데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뚜렷하게 제재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런 지적도 많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백병환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현행 법령상 사설 학원의 '입학시험'은 위법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교육청의 행정처분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여러 학원이 유치원 명칭을 쓰며 레벨테스트, 입학시험 등을 실시하지만 신고 의무가 없어 실태 파악이 어렵습니다.
이것 때문에 입법기관인 국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학원법·공교육정상화특별법 등 관련 제도의 개정이 필수적이며, 사교육 입학시험 금지, 선행학습 유발 광고 단속, 학부모 피해 방지 등 법적제재와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이 학원을 등록할 때 레벨테스트, 즉 모집시험 실시 여부와 대상 학습자를 공개하도록 하는 학원법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이러한 법 제정이 이루어져야만 교육당국의 실효적 행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행 '학원법'이 학원에서 교습하는 내용에 대한 기준이 매우 부실하다는 점입니다.
교습과정에 대한 학원법 제12조는 "학원의 교습과정은 학원설립ㆍ운영자가 학습자의 필요와 실용성을 존중하여 정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 현재 학원 등에서 이루어지는 과잉 선행교습행위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율에만 맡겨져 있던 교육 내용 즉 '교습과정'에 입법과 이를 위한 사회적 숙의 또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국회에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가 되어 있습니다.
어떤 논의가 필요할까요?
백병환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국회는 이미 발의된 공교육정상화법, 학원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신속히 진행해 관련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발의된 개정법률안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학교급을 넘어서는 과도한 선행 교습과 레벨테스트 금지, 선행 유발 광고와 선전에 대한 처벌 규정 마련, 학원 등록 시 레벨테스트 시행 여부 공개 의무화, 만 36개월을 기준으로 조기 영어 교습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법률안, 그리고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수능 문항을 출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률안 등입니다.
이 법률안들이 발의되어 있지만, 각종 현안에 밀려 계류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교육부가 책임있는 행정을 할 수 있는 게 맞지만, 정부 입법도 가능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교육부에는 법률 미비에 대한 핑계에 그칠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정책 입안 혹은 정부 입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실태조사를 명확하게 해야 할 텐데요.
교육부는 영유아 대상의 실태조사는 지난해 딱 한 번 처음으로, 그것도 시범 조사로 시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좀 뚜렷하지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백병환 정책팀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난 십 년 사이 교육부는 유아 사교육비 조사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번복해왔습니다.
본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가 시범 조사로 전환한다거나, 약속했던 정기 조사의 예산을 삭감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질문에서 "국가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교육부가 유아 사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고 답변드렸는데요.
정기적 사교육 실태조사는 현장의 실태를 확인해 교육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합니다.
교육당국은 현재 과열되는 사교육 수요는 무엇이며 지역은 어디인지, 그리고 그것을 강화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그것이 가져올 장기적 부작용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정책에 반영해야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학원들은 시장의 축소에 대비해 더 낮은 영유아나 성인 대상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현실에 대한 파악을 교육당국이 간과한다면,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은 탁상공론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유아 사교육 문제를 잡기 위해서라면 더욱 면밀하고도,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서현아 앵커
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하루 종일 사교육에 내몰리는 현실 절대로 정상적인 현실이 아닙니다.
인권위도 아동 인권 침해를 멈춰야 한다고 판단을 한 만큼, 교육 당국과 국회가 이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팀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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