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시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경제물리학'

정민지 기자 2025. 8. 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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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경제는 우리 일상에서 대표적인 복잡계 시스템 중 하나다.

복잡계 이론과 통계물리학은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 현상들을 새롭게 해석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경제물리학자들이 본격적으로 경제 현상에 복잡계 이론을 적용하면서 연구는 급속히 확대됐다.

미국과 유럽에선 경제물리학을 바탕으로 복잡한 금융시장의 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 효율적인 투자 전략을 개발하는 금융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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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원리로 본 시장의 숨은 패턴과 미래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를 분석할 다양한 지표
시장의 숨겨진 패턴(이재우 지음 / 자유아카데미 / 400쪽 / 3만 원)

시장과 경제는 우리 일상에서 대표적인 복잡계 시스템 중 하나다. 각 개인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경제 활동을 하지만, 그 개별적 선택들이 모여 전체 경제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 같은 '창발적(創發的)' 특성은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만으로는 완벽히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에 최근 복잡계 연구가 확장되면서 경제 현상을 복잡계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물리학과 통계학의 이론을 경제에 접목하는 경제물리학 분야가 그 중심에 있다.

경제물리학의 뿌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박사학위 논문에서 '브라운 운동' 물속 미세 입자의 무작위 움직임을 통해 분자의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무작위 걷기(random walk)'라 부르며, 이는 통계물리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된 중요한 개념이다.

한편 1900년대 초 프랑스 수학자 바슐리에가 금융시장에서 가격이 무작위로 움직인다는 논문을 발표한 것은 금융시장 분석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1950년대 MIT 경제학자 폴 사무엘슨에 의해 재조명되고, 신고전파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합리적 시장 가설'과 '블랙-숄즈 방정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 같은 이론들이 현실의 모든 복잡함을 담아내지 못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통 경제학에서는 극단적인 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봤지만, 실제로는 예측할 수 없는 '두꺼운 꼬리 분포(fat-tailed distribution)' 현상이 빈번히 일어났다. 이 점은 1960년대부터 브누아 망델브로 등 복잡계 연구자들이 지적한 바 있으며, 물리학자들은 시장이 마치 상전이점 근처에 있는 물질처럼 스스로 변동성을 증폭시킨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복잡계 이론과 통계물리학은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 현상들을 새롭게 해석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상전이(phase transition) 이론은 갑작스러운 시장 붕괴와 같은 극단적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물리학에서 상전이는 물질이 상태를 바꾸는 중요한 순간을 가리키는데, 금융시장도 비슷한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갑작스러운 변동을 보인다. 이러한 시각은 전통 경제학의 한계를 넘어선 통찰을 제공, 실제 금융 데이터 분석과 위험 관리에 응용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경제물리학자들이 본격적으로 경제 현상에 복잡계 이론을 적용하면서 연구는 급속히 확대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그 폭은 더욱 넓어졌다. 미국과 유럽에선 경제물리학을 바탕으로 복잡한 금융시장의 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 효율적인 투자 전략을 개발하는 금융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책은 국내 독자들에게 경제물리학의 기본 원리와 최신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금융 산업 발전과 혁신에 이바지할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제물리학은 단순한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실용적 투자 전략 개발과 금융 시스템 안정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저자는 경제와 금융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전해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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