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트럼프 안보청구서’ 전략적 수용… ‘동맹 강화’ 큰 틀 합의 [韓·美 정상회담]
국방비 증액 공식화
한·미, 한반도 방위태세 강화 공감
분담금 인상 등 민감의제 논의 안해
트럼프, 미군 감축엔 “우린 친구”
“李대통령, 국방비 증액 먼저 거론”
美 무기구매·방위 기여 확대 가능
9월 양국 국방협의체서 본격 논의
미군 배치·안보 분담 등 뇌관 전망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비 인상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 청구서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이다.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동맹 현대화’ 과제 중 우리 측이 비교적 수용할 수 있는 사안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국들에 국방비 인상을 압박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5%라는 국방비 지출 기준을 제시해왔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 국방예산은 61조2469억원으로, GDP 비중은 2.32%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을 맞추려면 132조원까지 늘려야 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회담에서 국방비 증액은 이 대통령이 먼저 거론했다”며 “이에 대해 미국 측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국방비 증액은 무기 구매력 확대, 국방력 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첨단 무기를 구매하고, 역내 방위에서 역할을 확대하려는 우리 정부의 의도 등이 미국과 마음이 맞는 대목이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이란·이스라엘 분쟁 시 미국 본토에서 출격해 이란 핵시설을 폭격했던 B-2 스텔스 폭격기 등을 언급하며 미국산 무기 구매 문제를 거론했다. 군 당국은 기존 전력증강계획와 무기체계 소요 등을 토대로 미국산 무기 구매가 가능한 부분을 확인, 관련 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앞으로 날아올 ‘안보 청구서’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긴 힘들다. 양측은 안보 분야에서 추가적인 세부 논의를 통해 회담 성과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미 국방부는 다음달 실장급 협의체인 한·미 국방통합협의체(KIDD)를 개최한다. 10∼11월에는 양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가 열릴 예정이다.
이 같은 협의체를 통해 양국은 동맹 현대화, 안보분담,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전략적 유연성·해외 주둔 미군 배치와 임무 조정 등을 포함한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 지휘구조 변경, 안보 분담 등의 문제를 놓고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지혜·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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