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빠지는 게 아냐" 근손실도 막아준다…K-비만치료제 선두에 설까

김선아 기자 2025. 8. 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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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유지 및 증가 효과를 내는 비만 치료제 개발 현황/디자인=윤선정


비만 치료제의 후폭풍으로 '체중 감소의 질'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존에 근감소증 치료제로 개발하다 실패한 약물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병용요법으로 방법을 찾고 있지만 한계가 있단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새로운 접근법으로 체중 감소와 근육 증가 효과를 동시에 내는 비만 치료제의 작용 기전 공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근육 타깃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 중인 에이비엘바이오의 시장 진입 여부도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다수의 비만 치료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그 중 코르티코트로핀 방출 인자 2형 수용체(CRF2)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유로코르틴-2(UCN2) 유사체 'HM17321'은 전임상에서 체중 감소 효과뿐 아니라 근육 증가 효과까지 확인된 파이프라인으로, 이번 학회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작용 기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인 비만 치료제 열풍 속에서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건 앞서 발표된 파이프라인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낼 수 있는지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내세워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미 출시된 비만 치료제들이 수술요법에 버금가는 효과를 내고 있어 앞으로는 체중 감소의 '양'이 아닌 '질'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핵심은 근손실 최소화다.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5)에선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근감소증 치료제 '비마그루맙'의 병용요법 임상 2b상 결과가 발표됐다. 각 약물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높고, 총 제지방량이 증가한 것이 확인돼 주목을 받았다. 비마그루맙은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다. 원개발사는 노바티스로, 2016년 산발성 봉입체근염 임상 2b/3상에서 실패하며 개발 방향이 바뀌었다.

또다른 마이오스타틴 계열 약물인 스칼라락의 '아피테그로맙'도 터제파타이드와의 병용요법 임상 2상에서도 터제파타이드 단독 투여 시보다 약 55% 높은 근육량 보존율이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항체 기반 약물들은 정맥주사(IV) 제형으로 피하주사(SC) 제형의 비만 치료제와 병용할 때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한미약품은 HM17321은 단독 투여만으로도 체지방량 감소와 제지방량 증가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어 확실한 차별점을 갖는 파이프라인이다. 필요 시엔 한 주사기에 병용 약물을 함께 담을 수도 있다. 동일한 기전의 경쟁약물인 구브라의 'GUB-UCN2'는 단독요법 전임상에서 제지방량이 증가하면서 도리어 전체 체중이 늘어나면서 GLP-1 계열 약물 등의 병용 투약이 필수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육 감소의 문제는 GLP-1 병용 및 미용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근육 증진·유지 약물은 비만 치료제와의 병용 니즈, 미용 목적의 근육 증강 수요, 고령화에 따른 근감소증 치료 수요 및 동반 질환으로의 확대라는 삼중 동력을 기반으로 비만 시장을 뛰어넘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개발은 시작되지 않았으나 근육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 중인 기업도 있다. 지난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뇌-혈관장벽(BBB) 셔틀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다. 이 회사는 전임상 시험 등을 통해 그랩바디-B가 약물의 근육 전달체로도 활용될 수 있단 점을 확인한 상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최근 그랩바디-B가 항체뿐 아니라 리보핵산(RNA)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리보핵산(RNA) 기반의 근육 타깃 비만 치료제 개발과 연결점이 있단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항체-올리고접합체(AOC) 플랫폼의 등장으로 근육 표적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전달이 가능해졌으며 실제로 근섬유 내 유전자 발현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시도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아이오니스와의 비임상 결과에서 힌트를 얻어 내부적으로 컨셉을 잡아보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근육 타깃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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