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이진숙 방통위 상소 직권 취하 안 하나

박서연, 박재령 기자 2025. 8.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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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방통위가 방송사들에 내린 22건 제재 취소… 이진숙은 항소 제기
'바이든 날리면' 소송은 외교부 사과 이후 소송 취하 직권조정 명령
법무부 "개별 사건의 상소 당부에 관해 재판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

[미디어오늘 박서연, 박재령 기자]

▲이진숙 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사들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제기한 소송에서 방통위가 계속해서 패소하는 가운데, 이진숙 방통위는 모든 소송에 항소하고 있다. 무리한 제재로 드러났음에도 이재명 정부 법무부는 항소를 지휘하고 있다. 법무부는 “개별 사건에 대한 상소 당부에 관해 재판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서울고등법원은 외교부가 윤석열 정부 당시 MBC에 제기한 '바이든 날리면'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고 직권조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언론사에 대한 방통위의 각종 상소가 무리한 것 아닌지' 질의에 법무부는 “사안별로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해 상소 여부를 지휘하므로 일반화된 기준을 설정하기는 곤란한 점이 있고, 개별 사건에 대한 상소의 당부에 관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사안이므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2023년 9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 취임 이후 의결된 방송 제재 취소소송에서 방통위는 '22전22패'를 기록했다. 의결은 방심위와 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했지만, 행정 집행 주체가 방통위라 소송 대상도 방통위가 된다.

방통위 패소 내역을 방송사별로 보면 △MBC 13건 △울산MBC 1건 △YTN 1건 △CBS 4건 △JTBC 2건 △CPBC 1건 등이다.

▲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류희림 방심위원장. 사진=김용욱 기자

지난달 19일에는 방통위가 JTBC에 내린 시정명령 패소 판결도 나왔다. 이동관 방통위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를 인용한 JTBC가 재승인 조건 중 '허위조작정보 검증 강화'를 미이행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JTBC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19일 원고(JTBC) 승소로 판결했다. 이를 두고 이진숙 방통위는 곧바로 항소했다.

방통위가 방송사들이 제기한 각종 소송에서 패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진숙 방통위와 법무부는 항소를 이어가는 행보를 보이는 반면, 외교부의 사과 이후 서울고등법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MBC에 제기한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 차이를 보였다.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은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원고(외교부)는 소를 취하하고, 피고(MBC)는 이에 동의하라”라는 내용의 결정문을 양측에 보냈다. 강제조정은 민사 소송의 조정 절차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리는 제도로, 2주 안에 양측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확정된다. 외교부는 2022년 MBC에 그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 당시 '바이든' 자막과 관련해 MBC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조정결정문을 통해 “외교부는 이 사건 소 제기 자체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있고, 향후 이 사건에서 적극적으로 소송행위를 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 2022년 9월22일자 YTN 보도 갈무리. 김백 사장 취임 전엔 '바이든' 자막이 달려 있었다.

한편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류희림 위원장과 윤석열 방통위의 합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탄압에 대한 심의에 대한 법원 결과 어떻습니까? 다 전패하고 있다. 이래도 방송장악 시도가 없었습니까?”라고 묻자, 이진숙 위원장은 “정부에 대한 행정소송은 저희가 대응하지 않으면 처분이 취소되고 소송 해태가 된다. 관련 법규에 따라 저희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고 법무부 지휘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황정아 의원은 “방통위는 2024년에만 5억6000만 원에 달하는 소송비용을 윤석열 김건희 공동정권을 위해 지출했다. 직원들의 약값과 기름값까지 다 당겨쓰지 않았나. 그래서 국회가 어떻게 했나.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그래도 안 고쳐져서 불법적인 소송비용 0원으로 삭감했다”라고 지적한 뒤 “방송장악 언론탄압에 단 한 푼의 혈세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기상천외하게도 (변호사 선임) 외상 계약을 했나? 사상 초유의 불법 외상 계약이다. 밀린 소송비용이 1억450만 원이다. 불법을 가리기 위해 불법을 또 자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26일 미디어오늘에 “류희림 방심위가 방송사들에 남발한 법정제재 중 30건이 재판 중이고 22개가 1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방통위가 언론장악을 시도한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진숙 방통위는 모두 항소하고 있다”라고 지적한 뒤 “서울고법의 외교부와 MBC 직권조정 사례처럼 소송 지휘 권한이 있는 법무부도 이진숙 방통위가 항소를 제기한 수십 건의 방송사 소송 건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세금과 행정력이 낭비되게 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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