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7조 추가 투자 뜯어보니…‘로봇·협력’ 눈길
제철, 자동차, 로봇에 집중 투자
美 유수 기업 협력 확대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지난 3월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2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지 5개월 만에 투자액을 늘려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고,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투자에서는 로봇 공장 신설 내용이 포함됐으며, 미국 유수 기업과의 협력 확대 등의 내용도 강조돼 앞서 제너럴모터스(GM), 구글 웨이모, 엔비디아 등과 전략적 협업을 맺은 현대차그룹의 추가 협력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약 36조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한 210억달러에서 50억달러(7조원) 증가한 규모다.
이번 투자 발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준비한 카드로, 정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경제사절단으로 한미정상회담 지원사격에 나선 바 있다.
현대차그룹 미국 투자의 핵심 분야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 미래산업이다. 미 루이지애나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것과, 자동차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은 지난 3월 발표에도 나왔으나, 이번에는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 내용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해당 공장은 그룹이 설립할 예정이지만 참여 기업이나 지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6월 8억8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미 로봇 전문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로봇 시장이 아직 개화 전인 만큼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올 1분기에만 1200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그룹에 적자 부담을 안겨 주고 있으나,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로봇 공장 신설 발표를 통해 보스턴다이나믹스 등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뿐 아니라 현지 유수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간접적인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등도 내세웠다. 지난 3월 백악관 투자 발표 이후 현대차그룹은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어 직접 및 간접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HMGMA는 조지아에서 8500개의 직접 일자리와 4만개 이상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현지 유수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경제·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력도 기대된다.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실판 아민 GM 최고연구책임자(CRO), 사미르 사맛 구글 사장 등 현대차그룹과 협력하고 있는 현지 기업의 리더십이 대거 자리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AI 기술 적용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도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차세대 AI 기능을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로봇 두뇌 ‘젯슨 AGX 토르’를 적용하고 있다.
작년 9월 GM과 포괄적 협력을 체결한 현대차는 최근 총 5종의 차세대 차량 공동 개발을 발표하며 11개월 만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차 등 GM이 약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주고, GM은 북미 시장을 내어줘 판매량 증진과 함께 시너지 창출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 협력하고 있다.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개발할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도 발을 디뎠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미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회담을 부드럽게 이끌고 국익에 저해되는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며 “다만 기업은 전체적인 매출과 수익 대비 연구·개발(R&D), 생산시설 투자가 정해진 볼륨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정상회담으로 예정에 없던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건 그만큼 국내 투자와 고용 위축이라는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작년(20조4000억원) 대비 19%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R&D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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