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 끌고오는 요산 통풍만 조심하면 오산 동맥경화까지 이어지죠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 2025. 8. 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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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고요산혈증 관리하려면
통풍발작 가라앉는다고 방치땐
관절통증·요로결석 등으로 진행
심장 혈관벽에 요산결정 쌓이면
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까지
맥주처럼 퓨린많은 음식 피하고
걷기와 같은 저강도운동 효과적
요산배설 촉진제 등 약물관리도
게티이미지뱅크

후덥지근한 날씨에 시원한 맥주 한잔은 무더위를 쫓는 소소한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극심한 통증은 바로 '바람이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痛風·gout)이다. 통풍은 여름에 환자가 많은 대표적인 질환이다.

기온 상승으로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상이 생기기 쉽고, 통풍을 유발하는 식음료를 즐겨 먹고 마시기 때문이다. 시원한 음료인 맥주, 몸 보신에 좋다는 고지방 음식, 일부 해산물(곱창, 간, 멸치, 정어리, 새우, 조개류 등)에는 요산 수치를 높이는 푸린(purine) 함량이 높다.

푸린 성분은 요산 농도를 높이고 염증 물질을 증가시켜 엄지발가락·무릎·발목 등 관절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40·50대 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콩팥 기능이 떨어져 요산 배출이 원활하지 못해 더욱 위험하며, 기존 통풍 이력이 있다면 맥주는 되도록 삼가야 한다. 실제로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월별로 살펴보면 2024년 2월 11만1990명에서 7~8월 13만6023명, 13만1654명으로 약 20% 증가했다가 겨울에 다시 11만5000명대로 감소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지만 70대 이상은 비슷해진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영향으로 요산 수치가 낮은 상태로 억제되기 때문이다. 폐경 이후에는 에스트로겐 저하로 고요산혈증 위험이 상승한다. 폐경 전부터 고요산혈증이 있는 여성은 그러지 않는 경우에 비해 폐경 후 고혈압이나 당뇨병 위험이 2배 이상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통풍은 혈액 중의 요산 수치가 높은 '고요산혈증(高尿酸血症)'이 계속되는 사람에게서 발병한다. 요산은 신진대사에 의해 생기는 노폐물로 보통 혈액 속에 녹아 있지만, 요산이 많아져 다 녹지 않게 되면 결정화(結晶化)된다. 통풍은 요산 결정이 관절에 쌓이면 발생하는데, 단지 쌓여 있는 것만으로는 아프지 않다. 요산 결정이 물리적인 자극이나 요산 수치 변동에 의해 벗겨져 떨어지면 백혈구가 모여들어 결정을 먹게 된다. 이때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방출돼 '통풍 발작(通風 發作)'이 일어난다. 통풍 발작이 자주 일어나는 곳은 엄지발가락 관절이며, 그 밖에 발뒤꿈치와 복사뼈 관절, 무릎, 팔꿈치에 일어날 수도 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통풍 발작은 통증을 동반하지만 통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 처음에는 관절이 붉게 부어 본격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통증 정도는 매우 강하고, 너무 아파서 휠체어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런 통증은 3일 정도 지속된다. 그 후 통증은 서서히 약해지고, 1~2주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그러나 통증이 가라앉아도 발작 원인인 '고요산혈증'을 치료하지 않는 한 통풍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

고요산혈증은 요산 생성과 배설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요산은 푸린체라는 물질이 몸 안에서 분해되면서 생기는 노폐물이다. 푸린체는 원래 체내에 있는 것과 식사에서 섭취하는 것이 있으며 운동을 하거나 장기를 움직이기 위한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사용된 후에는 간에서 분해돼 요산이 된다. 요산은 신장에서 여과돼 소변과 함께 배설되거나 장관에서 대변과 함께 배설돼 요산 수치가 '정상(5㎎/㎗)'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맥주와 같이 푸린체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요산이 많이 만들어져 생성과 배설의 균형이 깨져 여러 가지 증상이나 문제가 발생한다. 검사 결과 요산 수치가 7㎎/㎗를 초과하면 고요산혈증으로 진단된다. 이 수치가 되면 요산염 결정이 관절에 쌓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있다. 다만 고요산혈증이 있다고 모두 통풍이 된다는 것은 아니다. 고요산혈증의 약 10%에서 통풍 발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고요산혈증은 통풍 이외의 다양한 질병이나 증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요산 결정이 피하 조직에 쌓이면 팔꿈치와 무릎, 관절, 귀 등에 통풍 결절이라는 혹이 생길 수 있다. 통풍 결절이 인대에 생기면 관절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요산 결정이 신장에 쌓이게 되면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소변이 산성으로 기울어져 요로 결석이 되기 쉬워진다. 최근 연구에서 요산 결정이 심장혈관에도 쌓인다고 밝혀졌다. 일본 통풍·요산핵산학회 전 이사장인 히사토 메이치로 마쓰에시립병원 특명부원장은 공영방송 NHK에서 "심장 혈관벽에 요산 결정이 쌓이면 백혈구(면역세포)가 공격해서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동맥경화가 진행된다"면서 "동맥경화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원인이 돼 생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요산 결정은 심장 혈관에 쌓일 뿐만 아니라 혈관세포를 파괴하고 직접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히사토 부원장은 "통풍 발작을 일으킨 사람은 60~120일 이내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며 "고요산혈증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요산혈증은 혈액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를 측정한다. 1㎗ 당 7㎎을 초과하면 고요산혈증으로 진단된다. 또한 소변 검사에서 요산 수치를 높이는 원인, 즉 푸린체의 과다 섭취인지, 배설에 문제가 있는지, 양쪽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는 향후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검사이다.요산 수치가 높다고 진단을 받으면 우선 △식생활 개선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과 같은 식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생활개선만으로 요산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도 필요하다. 최근 들어 부작용을 줄인 약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식생활에서 중요한 점은 고칼로리 및 푸린체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고요산혈증 요산 수치는 체중을 1년간 3% 줄이는 것만으로 2㎎/㎗ 하락이 기대된다고 한다. 체중 감량은 칼로리 과다 섭취에 주의하고 식사량을 평소의 80%만 먹는 게 중요하다. 과식과 폭식은 푸린체가 분해돼 요산염 결정이 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된다.

맥주를 포함한 '알코올류'도 절주가 필요하다. 최근 '푸린체 제로 맥주'를 볼 수 있지만 어떤 술이든 요산 수치를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모, 맥아 등이 많이 함유돼 있거나 보리로 만든 맥주도 마찬가지다. 푸린체 양으로 본 하루 알코올 섭취량 기준은 맥주 500㎖, 와인 150㎖, 소주 90㎖, 위스키 60㎖ 등이며 매일 마시지 말고 며칠간 건너뛰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밖에 과당, 청량음료, 고기, 생선도 조심해야 한다. 오렌지주스 등 과일 음료는 하루 180㎖ 한도가 좋다. 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내장에 푸린체가 많고, 생선은 건어물, 오징어, 새우에 푸린체가 많다. 요산 수치를 올리지 않는 음료는 물, 커피, 우유다. 유제품에는 요산 수치를 낮춰 요산을 결정화하기 어렵게 하는 작용이 있다. 물은 소변량과 요산 배설량을 늘려 요산 수치가 점점 내려가게 한다. 평소보다 500㎖ 정도 더 많은 수분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채소, 대두 제품, 치즈, 일부 요구르트 등도 요산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건강식품도 주의해야 한다. 항노화에 좋다는 보조식품이나 건강식품 중에는 푸린체가 의외로 많다. 특히 DNA, RNA, 로열젤리, 클로렐라 등이 기재돼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운동은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고요산혈증을 낮추는 데 좋다. 강도가 강한 운동은 요산 생성이 촉진되고 요산 배설을 방해하는 '젖산'을 만들어낸다. 근육 만들기 무산소 운동을 할 때는 요산 수치가 올라가지 않도록 자주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한다.

식생활 개선으로 고요산혈증이 떨어지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통풍 발작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우선 1일 4회, 1회 30분 정도, 환부를 식히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완화된다. 이어 급성 증상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구체적으로 콜히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한다. 그 후 통증이 완전히 소실된 후 약 2주 뒤에 고요산혈증 치료를 시작한다. 먼저 혈액 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가 8㎎/㎗를 초과하는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소변 검사에서 어떤 원인에 의해 요산 수치가 높아지고 있는지 고요산혈증의 유형을 조사해 유형에 맞는 약을 선택한다.

고요산혈증에는 △신(腎)부하형 △배설저하형 △혼합형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신부하형'은 푸린체를 과다하게 섭취하고 있거나 장관에서 요산이 배설되지 않는 경우로 '요산생성 억제제'를 처방해 치료한다. 이는 체내에서 요산이 만들어지기 어렵게 한다. '배설저하형'은 푸린체 섭취량이 과다하지 않지만, 신장에서 배설되지 않는 경우로 '요산배설 촉진제'를 사용해 요산을 체외로 잘 배출하도록 돕는다. '혼합형'은 양쪽 모두 인정되는 경우로 '요산생성 억제제'나 '요산배설 촉진제' 중 하나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2020년 일본에서 승인받은 '선택적 요산 재흡수 저해제'인 도티누라드(Dotinurad)가 처방되고 있다. 이 약은 요산 배설 촉진제로 기존 약보다 부작용이 적다. 주요 부작용은 간 장애, 과민증 등이다. 약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약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 이지수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증 발작은 요산 결정이 움직여 재발하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약을 중단하면 안 된다"면서 "요산 수치를 낮춰 가기 위해서는 약을 계속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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