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세입자 모두 불안”…HUG 인정감정평가, 부작용 우려

박상길 2025. 8. 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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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서울에서 빌라 전세 계약을 한 한모씨는 최근 계약 만기에 맞춰 이사를 준비하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한 씨가 빌라 전세를 계약할 당시에는 집주인이 임대사업자 보증보험에 가입해 있었고, 당시에는 일반 감정평가 금액을 기준으로 보증이 가능해 "보증보험이 있으니 나갈 때 보증금 반환 걱정은 없다"는 집주인의 말에 잔금을 치르고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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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서울에서 빌라 전세 계약을 한 한모씨는 최근 계약 만기에 맞춰 이사를 준비하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집주인이 2년 전 가입했던 임대사업자 보증보험의 조건이 바뀌어서 반환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다고 통보해서다.

한 씨가 빌라 전세를 계약할 당시에는 집주인이 임대사업자 보증보험에 가입해 있었고, 당시에는 일반 감정평가 금액을 기준으로 보증이 가능해 "보증보험이 있으니 나갈 때 보증금 반환 걱정은 없다"는 집주인의 말에 잔금을 치르고 입주했다.

하지만 2년 뒤인 올해 6월 감정평가 방식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한 5개 감정평가 기관을 통해 평가 받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감정평가액이 과거 신청 때보다 낮아졌고 집주인은 세입자의 보증금 차액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한씨는 결국 대위 변제를 통해 보증금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다. 한씨는 "계약할 때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2년 만에 제도가 바뀌면서 피해를 보게 됐다"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날벼락 같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임대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시 임대인의 반발을 줄이고, 보증가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올해 6월 도입한 인정감정평가 제도가 집주인과 세입자를 모두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HUG가 올해 6월 4일부터 개인 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 보증 신청 시 주택가격 산정을 5개 지정 감정평가 기관을 통해 하도록 제도를 변경하면서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감정평가 결과를 받기 전까지 보통 한달 정도 소요돼 전세보증 가입이 지연될 수 있다.

기존 감정평가 기관들과 달리 일종의 독과점을 형성한 인정 감정평가 기관들이 비싼 비용을 받는 문제도 발생한다.

감정금액이 과거 보증신청시 받았던 감정평가액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문제점도 있는데, 임대인이 부족한 보증금 차액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감정액이 1억원이고 보증금이 9000만원으로 살던 세입자가 계약 기간 만기로 나간다고 가정할 때, HUG가 해당 주택 감정액을 6000만원으로 평가하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땐 훨씬 낮은 금액만 보증 가능하다.

HUG는 2023년 공시가격 기준을 1순위로 반영하며 보증 기준을 강화하자 감정평가를 받아도 보증을 못 받는 사례가 속출했으며 정부가 5개 감정평가 업체를 지정했지만 평가 지연 등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HUG가 작년 보증금 반환 사고로 대위 변제한 금액은 6조940억원으로 최근 3년새 가장 많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 금액은 2022년 1조581억원, 2023년 4조9229억원이며 올해는 6월 현재 2조3143억원이다.

HUG의 인정감정평가 도입과 과도한 감정평가액 하락은 대위변제금액을 더 늘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민규 의원은 "전세 부담을 낮추고 보증금 안전성을 높인다는 명분이야 좋지만, 급작스러운 제도 변화는 되려 '정부발 전세사고'와 HUG '대위변제' 증가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보완대책을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임대인연합은 26일 오후 3시부터 27일 오후 11시까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1박 2일 집회를 열고 정부와 보증기관에 대책 마련 촉구에 나섰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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