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품은 매출 1위 백화점이 식품관 3배 늘린 이유는?

석남준 기자 2025. 8. 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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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공세 속 오프라인 업체들 앞다퉈 먹거리 강화

국내 백화점 매출 순위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식품관 델리·건강 코너를 재단장해 26일 오픈했다. 작년 2월 스위트 파크, 같은 해 6월 하우스 오브 신세계, 지난 2월 신세계 마켓에 이어 네 번째 식품관 공간 재단장이다. 이를 통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은 기존 7173.5㎡에서 1만9834.7㎡로 3배 가까이 커졌다.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최원준 상무는 “국내 백화점 업계 최대 규모의 식품관으로 자리 잡게 됐다”며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식품관을 3배 가까이 확대했다. 먹거리를 강화해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먹거리 이외 쇼핑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대형 마트, 백화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먹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부터 식품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중요한 축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생존이 걸려 있는 필수 항목으로 지위가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작은 공간만 있더라도 물건을 팔기 위해 썼는데, 이제는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모객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 마트는 90% 이상을 식품 공간으로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쏠리면서 이커머스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오프라인이 중심인 유통업체들은 생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커머스의 진격에 직격탄을 맞은 대형 마트는 발 빠르게 먹거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전략을 택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6월 경기도 구리시에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을 오픈했다. 매장 면적의 90%를 먹거리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매장 입구에는 즉석 조리 식품을 진열한 30m 길이의 ‘롱 델리 로드’를 만들었다. 3040세대를 겨냥해 냉동 간편식 500여종을 운영하는 ‘데일리 밀 솔루션’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 즉석조리식품 특화매장 '요리하다 키친' 전경. /롯데마트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지난 4월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열었다. 푸드마켓은 작년 12월 대구에 도입한 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입점 업체가 들어선 공간을 제외한 전체의 95%가 신선식품과 즉석 조리 상품으로 채워졌다. 매장 인근의 직장인을 겨냥해 ‘오늘의 메뉴’를 선보였고, 매일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내는 베이커리 전문 매장도 들였다. 이마트는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인 식료품 상품 개발과 기획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넥스트 이마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핵심 콘텐츠 된 먹거리

지난 22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가보니 층별로 혼잡도가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신선식품을 비롯한 먹거리가 있는 층은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사람들이 북적인 반면, 공산품을 판매하는 층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푸드코트에서는 오가는 사람들을 향해 “국수 드시면 떡볶이, 순대 공짜로 드려요”라며 호객을 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먹거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먹거리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핵심 콘텐츠가 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 트렌드가 이커머스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먹거리마저 놓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발길을 이어지게 하는 데 먹거리만큼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게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공통적 인식”이라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를 대거 보유해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식품관을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번에 식품관 확대를 완료하면서 무엇보다 프리미엄 델리에 힘을 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각 분야 최정상급 전문가들과 협업한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명품보다 단가가 낮을 수밖에 없는 식품관에 힘을 주는 건 단순히 먹거리를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자연스럽게 식품 이외의 쇼핑으로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관을 찾은 소비자의 절반 정도가 식품 이외의 쇼핑에 지갑을 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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