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자 집, 재산에도 건보료 매기는데…왜 건강보험 재정은 빨간불인가?
![은퇴한 부부는 소득 외에도 집 등 재산에도 매기는 건보료(건강보험료)가 고통스럽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6/KorMedi/20250826140320236sbsj.jpg)
퇴직한 사람이 건보료(건강보험료) 통지서를 처음 받으면 깜짝 놀란다. 예상밖의 '거액'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주부인 아내가 더 당황한다.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는 직장 가입자와 달리 퇴직자는 오롯이 혼자서 내야 한다.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 외에도 집 등 재산에도 건보료를 매긴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한숨을 내쉰다. 가족여행도 제대로 못 가면서 서울에 아파트 한 채 마련했더니 매달 30만 원의 건보료 통지서가 날라 온 것이다. 알바로 근근이 생활비를 벌면서 매달 돈 걱정하는 퇴직자에겐 정말 거액이다.
"40, 50세에 나가라니, 이게 직장이야"…국민연금 수령까지 긴 '소득 공백기' 기다린다
최근 경영난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세대교체를 위해 명퇴(명예퇴직)공고를 내는 회사도 있다. 40, 50대 '고령층' 사원이 20, 30대 젊은 사원보다 많아졌다는 것이다. 말이 희망퇴직이지 은근한 압박도 들어온다. 40, 50대 한창 나이에 청춘을 바친 회사를 나오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과 달리 오랜 다닌 기업에서 퇴직하면 재취업이 쉽지 않다. 학자들이 말하는 '노동 유연성'이 통하지 않는 나라다. 재취업에 실패한 뒤 식당을 차렸다가 노후자금인 퇴직금을 날리기 일쑤다. 노후 빈곤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운 좋게 60세 정년퇴직을 해도 국민연금 수령까지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소득공백)가 기다리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배달 알바로 생활비를 벌다가 다치는 사람도 많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연금통계 결과'를 보면 퇴직인들의 고단한 일상이 엿보인다. 60~64세 절반 이상이 연금소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국민·직역(공무원·군인·사학·별정우체국)·주택연금 등 11종의 공·사적 연금 데이터를 연계·분석한 결과이다. 65세 이상 연금 수급률은 90.9%였지만 월평균 연금액은 69만 5천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집을 가진 사람의 수급액이 87만 3천원이었다.
생활비 마련조차 버거워…"이 와중에 건보료가 너무 부담스럽다"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소득 대비 건강보험료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료율의 동결 또는 인하를 원하고 있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5일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이다. 본인이나 가계 소득에 비해 건강보험료 수준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77.6%나 됐다. '보통이다' 17.6%, '부담되지 않는다'는 4.8%에 그쳤다.
2026년도 보험료율을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80.3%나 됐다. 이는 2020년 조사 이래 최고치다.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19.7%에 머물렀다. 그만큼 국민들의 생활이 팍팍하다는 증거이다. 긴 경기 침체로 일바 자리도 줄어 생활비 마련조차 버겁다. 평생 아끼고 아껴서 겨우 마련한 재산에도 매기는 건보료는 너무 부담스럽다.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등 쓸 돈 산적…"건보 지출 효율화, 돈 아껴야"
현행 보험료율에서도 건보재정이 2026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2030년엔 누적 준비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건보 재정지출의 조속한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건강보험 적용) 확대 추진에 대해 '긍정적' 평가는 55.7%나 됐다. '부정적' 평가는 32.0%였다. 또 업무와 관련 없는 상해나 질병으로 소득이 없는 경우 건강보험에서 상병수당을 지급하는 것에 '긍정적' 51.4%, '부정적' 38.5%로 조사됐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처음 과반을 넘었다.
보험료율의 법정상한(현재 8%)을 높이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이 54.1%로 '긍정적'인 응답(32.3%)보다 많았다. 건보 재정을 위해 보험료율을 높이기보다는 현재의 테두리 안에서 지출을 효율화, 건보 돈을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내년에 적용할 보험료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은퇴인들이 낸 건보료에는 평생 흘린 땀 깃들어…필수의료에 더 사용해야
건보 돈을 아끼는 방법은 건보공단의 내부 혁신, 가짜 요양병원(사무장 병원) 단속, 외국인 정책 효율화 등 다양하다. 의사들의 협조도 필수다. 과잉진료를 줄여서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에 건보료가 더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용의료 의사도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뇌출혈) 필수의료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약품 채택 대가로 뒷돈을 건네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가 아직도 뿌리 뽑히지 않고 건보 재정을 좀먹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24일 조합원 1만4천명의 성명서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약가제도와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불법 리베이트와 입찰 담합 등으로 부풀려진 의약품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의료비 부담으로 전가되고, 불필요한 과다 의약품 처방까지 이어져 국민 건강과 생명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결국 국민과 기업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년에 퇴직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은 생활비를 아껴서 건보료를 내야 한다. 그들이 내는 건보료에는 평생 흘린 땀이 깃들어 있다. 그런데도 건보재정은 적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지금도 가짜 요양병원을 차려서 은퇴인들이 낸 건보료를 갉아먹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개인의 욕심 때문에 건보 재정이 흔들리는 일은 꼭 막아야 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몸 망치기 싫어”...트레이너와 영양사들이 피하는 식품은? - 코메디닷컴
- 피부 나이 되돌린 ‘꽃중년’들이 식탁에서 뺀 ‘이 음식’은? - 코메디닷컴
- 손예진, 날씬한 이유 있었네…저녁식사 얼마나 가볍길래? - 코메디닷컴
- “성기능 위해 주유소서 약을?”…온몸 보라색으로 변한 20대男, 왜? - 코메디닷컴
- 여름에도 비염이? 에어컨이 부르는 질환 3가지 - 코메디닷컴
- “비행기 화장실 물, 위생 안좋다”...항공기 물탱크 수질 검사 잘 안돼서? - 코메디닷컴
- “온몸 붉어지고 화끈거려” 50대女 ‘이 약’ 끊고 피부 망가져, 무슨 일? - 코메디닷컴
- 고소영 “민낯 비결?”…일어나서 ‘이곳’ 관리, 아침 루틴 뭐길래 - 코메디닷컴
- “가슴 보형물 덕에 ‘암’ 빨리 발견?”...샤워 중 멍울 쉽게 잡혔다는 32세女, 진짜? - 코메디닷
- ‘고개 숙인 남자’…조루증 치료는 ‘자가요법’부터, 어떻게? -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