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호텔, 9만5천원으로 포시즌스 서울 업장 두 곳서 밥·술먹기

홍지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ong.jiyeon@mkai.ai) 2025. 8. 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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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아워(Hppya Hour).

뭔가 철학적인 의미가 담긴 게 아닐까 싶은 이 단어는 지극히 상업적인 마케팅 용어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한정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술과 음식을 파는 전략이다.

‘놀면 뭐하니’ 싸게라도 팔아 이윤을 남기는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가게에 대해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금주법 시대 미국에서 시작한 해피아워
외국에서 살았거나 해외여행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한 번쯤 해피아워를 경험해봤을 것이다.
해피아워는 사람이 비교적 없는 한적한 시간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이나 술을 파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가장 인상적이었던 풍경은 호주 멜버른에서였다. 호주처럼 해피아워를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호주에서 가장 일반적인 업무 시간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좀 더 일찍 업무를 시작하는 사람도 물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호주 사람들은 업무가 끝나고 네트워킹을 위해 해피아워를 적극 활용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난 해피아워 사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오후 4~6시 또는 5~7시 ‘도깨비 난전’처럼 한정 판매하는 해피아워를 활용해 동료들과 회포를 풀고 깔끔하게 귀가한다. 호주 사람들에게 2시간은 ‘너무 짧아’가 아닌 ‘짧아서 오히려 좋아’다.

해피아워를 시작한 것은 미국이다. 용어 자체는 19세기 말 여성 사교 클럽에서 나왔다. 집안 살림만 하는 여자들이 오후 시간 모여 게임을 즐기거나 교류하는 것을 ‘해피아워’라고 불렀다.

해피아워의 시작은 미국에서부터였다. / 사진=Unsplash
1920년대 미국에서 금주법을 시작했고 당시 정부의 감시를 피해 비밀스럽게 운영하던 ‘스피크이지 바’에서 해피아워를 들고 나왔다.

저녁 식사 때 술을 곁들일 수 없으니 비밀 바에 모여 몰래 술을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즐긴 다음 레스토랑으로 향하라는 것이 해피아워의 시작이었다.

금주법을 폐지하면서 바는 물론 일반 식당에서도 해피아워를 적극 활용했다. 미국뿐만 아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아페리티보’ 프랑스에서는 ‘그린 아워’ 등 명칭만 살짝 바꾼 해피아워 마케팅이 널리 퍼져나갔다.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난 해피아워 사인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아시아에서는 어떨까. 국제도시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해피아워는 역시 흔하다. 잘 모를 때는 ‘낮술을 좋아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홍콩은 시간이 좀 더 여유가 있다. 란콰이퐁의 술집들은 코로나 이전 오후 3시부터 해피아워를 적용하는 곳도 많았다.

지난해에 태국 방콕을 갔을 때도 해피아워를 제공하는 식당을 볼 수 있었다. 일반 식당이었는데 오후 7시까지 생맥주 1+1 이벤트를 진행했다.

레스토랑과 바 두 곳 가도 10만원 안 나와
우리나라에서는 호텔이 주축이다. 특히 주변에 회사가 많은 광화문 일대 도심 호텔에서 적극적으로 해피아워 마케팅을 펼친다.

서울에서 최고 럭셔리 호텔로 손꼽히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도 최근 해피아워 프로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12층에 위치한 일식 레스토랑 아키라 백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해피아워를 진행하는 업장은 인기 일식 레스토랑 ‘아키라 백’과 스피크이지 바 ‘찰스 H.’다. 두 곳 모두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대표하는 식음업장으로 이번 기회를 이용해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아키라 백 해피아워 시간은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한다. 오후 8시까지로 주변 직장인이라면 6시 퇴근 후 가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12층에 위치한 아키라 백은 복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홀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스시 바와 음료를 제공하는 바가 위치한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12층에 위치한 일식 레스토랑 아키라 백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번외 소식으로 최근 아키라 백에서 오마카세를 시작했다. 스시 바에서는 매주 화~토요일 저녁 시간 한정해 오마카세를 제공한다.

홀 자리에 앉아 메뉴를 봤다. 음료는 △와인 3종 △칵테일 2종 △아사히 생맥주와 술 못하는 손님을 위한 △목테일 중에 하나를, 음식으로는 △참치 피자 △방어 할라페뇨 △한우 타코 △락 쉬림프 △소프트 쉘 크랩 중에 고를 수 있다.

아키라 백 해피아워 메뉴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요리는 아키라 백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으로 간단히 곁들이기 좋은 것으로 구성했다. 본래 음식 가격은 2만원대 후반에서 3만원대 중반까지로 여기에 음료 한 잔을 더해 4만5000원에 판매 중이다.

살짝 양이 적은 감이 있는데 다양하게 시켜서 메뉴를 맛보고 단품 메뉴를 추가해서 먹어도 좋다.

금주법 시대 몰래 숨어서 영업하던 스피크이지 바 콘셉트로 꾸민 찰스 H.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찰스 H. 해피아워는 오후 6시부터 딱 2시간만 진행한다. 바이다 보니 음료 선택 폭이 아키라 백 보다 훨씬 넓었다. 시그니처 칵테일 20가지(논 알코올 칵테일 3개 포함) 중에 고를 수 있다.

다만 술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음료 메뉴를 칵테일로만 한정한 것이 아쉬울 수는 있다.

금주법 시대 몰래 숨어서 영업하던 스피크이지 바 콘셉트로 꾸민 찰스 H.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곁들이는 메뉴로는 △트러플 아란치니 △쉬림프 칵테일 △한우 타르타르 △프라이드 치킨이 있다. 음식은 호텔 뷔페 셰프들이 직접 만든다.

프라이드 치킨의 경우 본래 가격이 4만2000원이다. 해피아워에는 여기에 8000원만 더 보태면 칵테일 한잔을 마실 수 있다.

금주법 시대 몰래 숨어서 영업하던 스피크이지 바 콘셉트로 꾸민 찰스 H.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포시즌스 호텔 서울 관계자는 “찰스 H. 해피아워는 외국인 투숙객과 비즈니스 고객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며 “해피아워가 내국인 소비자들에게도 알려지면서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아키라 백 & 찰스 H. 해피아워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 합리적인 가격으로 특급 호텔 식음업장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
  • 직장 동료 혹은 친구와 간단하게 저녁 먹고 자리를 파하고 싶은 사람
  • 서울 도심에서 외국 여행 온 것 같은 바이브를 느끼고 싶은 사람 (특히 찰스 H. 해피아워 시간에는 외국인 손님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 해피아워 문화 자체가 궁금한 호텔 초보자
찰스 H. 내 또 다른 바가 지난 7월 31일 문을 열었다. 실험실 콘셉트로 한국 제철 재료로 활용한 칵테일을 오마카세 형식으로 선보이는 H.바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참고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처럼 현재 해피아워를 진행 중인 곳으로는 △호텔 나루 서울 ‘바 부아쟁(4만9000원부터)’ △안다즈 서울 강남 ‘바이츠 앤 와인(주류 1잔 1만원부터, 안주 1만원부터)’ △그랜드 하얏트 서울 로비 라운지 ‘갤러리(샴페인 무제한 9만9000원부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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