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마다 묻어나는 진실의 삶…‘한국의 산티아고’ 버그네순례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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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자신의 걸음에 의지해 그저 묵묵히 걷는 순례길.
22일 '한국의 산티아고'라 불리는 충남 당진 '버그네 순례길'을 걸었다.
버그네 순례길은 당진 솔뫼성지부터 합덕성당, 신리성지를 잇는 약 13.2km의 천주교 순례길.
종교를 떠나 자신의 삶을 진실함으로 채우려 했던 옛사람의 마음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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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의 산티아고’라 불리는 충남 당진 ‘버그네 순례길’을 걸었다. 버그네 순례길은 당진 솔뫼성지부터 합덕성당, 신리성지를 잇는 약 13.2km의 천주교 순례길. 버그네는 합덕 장터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이 지역은 바닷물이 내륙 깊숙이까지 들어와 포구를 이룬 탓에 서양 선교사들이 많이 들어와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박해를 피해 숨어서 신앙생활을 하던 선교사와 신자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순례자의 길이 형성됐다.

때문에 솔뫼성지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례지가 됐다. 2014년 8월 방한한 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을 방문해 김대건 신부 생가 앞에서 기도를 드렸는데, 이 모습을 그대로 형상화한 동상이 생가 앞에 세워져 있다.
1890년 예산 양촌성당으로 출발한 합덕성당은 충남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다. 1899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합덕성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1929년 페랭 신부가 벽돌로 장엄한 고딕풍의 성당으로 신축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 등을 거치며 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이름이 밝혀진 내포 지역 순교자 중 10%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순교해 성인이 된 사람만 성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1818~1866), 성 오메트르 베드로 신부(1837~1866), 성 위앵 루카 신부(1836~1866), 성 황석두 루카(1813~1866), 성 손자선 토마스(?~1866) 등 5명이 이른다. 인근에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46기의 무명 순교자 묘지도 있다. 실제 순교자는 이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저녁 무렵인데도 땅의 열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태양보다 뜨거운 마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이 걷던 길이어서일까. 종교를 떠나 자신의 삶을 진실함으로 채우려 했던 옛사람의 마음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당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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