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한 순간, 그 자체가 유토피아[그림 에세이]

2025. 8. 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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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양평 가는 전철을 탔는데, 살이 아플 정도로 추웠다.

더위를 피해 찾은 카페 분위기가 딱 예미킴의 그림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작가의 정서가 그런 것으로 보인다.

평범하면서도 감동 아닌 것이 없는 각별한 순간의 일상, 그 자체가 유토피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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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미킴 ‘선캐처’, 130×162㎝, 캔버스에 아크릴, 2025.

주말 양평 가는 전철을 탔는데, 살이 아플 정도로 추웠다. 그러다 하차를 하니 따뜻함이 반갑더니만, 금세 더워지고 만다. 세상이 왜 이렇게 극단뿐인가 싶어 웃음이 나온다. 처서도 지나 선선해지고 풀도 성장을 멈춰 벌초가 시작되는 때건만 염천 더위라니. 이러다 느닷없이 서릿발 추위가 닥치는 게 우리 날씨지.

더위를 피해 찾은 카페 분위기가 딱 예미킴의 그림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작가는 공상적이고 신화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장기간 주유하다 다시 일상으로 귀환했다. 장기간 잠수함 생활을 하고 돌아온 수병들에게 지상의 풍경과 공기는 너무도 소중하고 감격스럽다 한다. 작가의 정서가 그런 것으로 보인다.

따스하고 평온하며 조금은 들뜬 순간의 감정과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읽힌다. 꽃들에게는 선캐처의 영롱한 빛과 물보라를 선사하고, 땅에 엎드려 살아야 했던 토끼에게는 공중 부양이라는 자유를 부여한다. 평범하면서도 감동 아닌 것이 없는 각별한 순간의 일상, 그 자체가 유토피아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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