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 중단·소각장 신설 반대"···광주 뒤흔드는 '쓰레기 갈등'

강주비 2025. 8. 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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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쓰레기 처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남구 양과동은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에서 쏟아져 나오는 악취로 가동 중단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광산구 삼도동은 건립 예정인 소각장을 둘러싼 주민들의 반발로 설명회조차 열리지 못했다.

남구 양과동 주민들은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악취에 '가동 중지'를 외치고, 광산구 삼도동 주민들은 소각장 신설을 막아선 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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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시설 아닌 기대시설로 (상)갈 곳 잃은 쓰레기
양과동 SRF 3년간 민원 400여건
삼도동 소각장은 경찰 고발까지
"법적 기준-체감 피해 간극 커"
"적극·투명 행정으로 신뢰 확보"
22일 오전 광주 남구 양과동 아파트 단지 주변에 SRF 악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강주비 기자

광주가 쓰레기 처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남구 양과동은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에서 쏟아져 나오는 악취로 가동 중단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광산구 삼도동은 건립 예정인 소각장을 둘러싼 주민들의 반발로 설명회조차 열리지 못했다. 이미 운영 중인 시설은 '멈추라'는 요구에 직면했고, 새로 짓는 시설은 시작조차 못 하는 이중 난관에 처한 셈이다.

매립지는 이미 한계에 이르러, 소각장이나 SRF 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주민 수용성이 떨어진다. 절차는 불투명하고, 입지는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쓰레기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는 배경에는 행정 당국이 주민을 충분히 설명·설득하지 못하고, 참여와 이익 공유 구조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반복되는 소각장·매립지 갈등은 '님비(NIMBY)' 문제를 넘어 선, 구조적 모순이 누적된 결과이기도 하다.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공동의 과제다. 무등일보는 이번 기획을 통해 광주 쓰레기 처리 갈등의 실상을 살펴보고, 원인을 분석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체계의 해법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14일 오전 광주 남구 양과동 SRF고형연료제조시설에서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 남구 양과동에 위치한 광역위생매립장의 출입구. 강주비 기자

광주가 쓰레기 처리 시설을 둘러싼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남구 양과동 주민들은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악취에 '가동 중지'를 외치고, 광산구 삼도동 주민들은 소각장 신설을 막아선 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4시간 악취 폭탄 SRF! 주민 고통 즉각 멈춰라.' '남구청은 영업정지 악취관리구역 지정 즉각 시행하라!'

지난 22일 오전 양과동 아파트 단지 일대. 담벼락과 상가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에는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단지에서 불과 1㎞ 떨어진 광역위생매립장 내 SRF 생산시설이 문제의 발단이다.

광주 전역에서 수거된 생활폐기물은 SRF 생산시설에서 선별·건조·파쇄 등의 과정을 거쳐 고형연료로 재생산된다. 그 양만 하루 500t 이상에 달한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에 공급되는 이 연료는 '자원순환'이라는 명분을 달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건 '악취'뿐이다.

열병합발전소 소송 문제로 한 차례 운영을 멈췄던 SRF는 2022년 재가동 이후 악취 민원이 급증했다. 남구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2023년 17건, 2024년 12건에서 올해는 불과 8개월 만에 368건으로 치솟았다.

실제 지난 6월 실시한 오염도 검사에서는 악취 희석배수가 기준치 500을 웃도는 669로 측정됐다. 주민들이 "시설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행정은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설 가동을 멈추면 광주 도심 쓰레기 처리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악취 관리지역 지정 검토와 민·관 합동 TF 구성을 약속하고, 남구는 운영업체에 경고 사전 통지를 내리는 수준에 그쳤다.

삼도동은 시설이 들어서기도 전부터 갈등이 폭발했다.

광주시는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에 대비해 삼도동에 하루 650t을 처리할 수 있는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2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26일 오후 2시께 광주 광산구 삼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광주 소각장 전략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사진은 설명회 입구 계단을 주민들이 점거한 모습. 강주비 기자

그러나 주민 설명회는 두 차례 연속 무산됐다. 지난 13일 삼도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설명회는 주민 수십 명이 회의장 입구를 막아서며 열리지 못했다. 몸싸움 끝에 담당 공무원이 다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앞서 6월에도 주민 항의로 첫 설명회가 무산됐다. 반대 주민 측은 "소각장 유치를 위해 위장전입이 있었다"며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광주시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광주 곳곳이 쓰레기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이미 가동 중인 시설은 중단을 요구받고, 새로 짓는 시설은 주민 반발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갈등의 뿌리가 단순한 입지 문제에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행정이 주민들의 고통을 법적 기준 뒤에 가려온 결과 갈등은 심화됐고, 신뢰마저 잃게 됐다는 것이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SRF 문제의 핵심은 주민 체감 피해와 행정이 제시하는 수치 사이의 괴리"라며 "행정은 '기준치 이하라 문제없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악취와 건강 우려를 일상에서 겪고 있다. 수년간 민원이 이어졌음에도 적극적인 가동 중단이나 근본 원인 해결보다 기준치 논리로만 대응한 결과, 불신이 쌓여 갈등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도동 소각장 역시 주민 동의 절차와 정보 공개가 불투명하게 진행되면서 '절차상 문제없다'는 행정의 설명을 주민들이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시설도 수용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처장은 "결국 해법은 적극적이고 투명한 행정이다"며 "주민 피해를 단순히 법적 기준으로 재단하지 말고, 체감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동시에 투명한 정보 공개와 소통을 통해 절차의 신뢰성을 확보해야만 기피시설이 아닌 주민과 공존하는 공공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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