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방’한 한미 정상회담… ‘동맹 업그레이드’ 후속 조치에 만전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6/dt/20250826102539133oubm.png)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은 당초 우려와 달리 비교적 무난하게 끝났다. 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주요 언론들은 “우려됐던 긴장은 피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당초 예정보다 20분 긴 140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은 개최전부터 이상 기류가 역력했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례없이 급거 미국을 찾았다. 이 대통령 또한 취임 이후 미국을 찾는 관례를 깨고 먼저 일본을 방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 협력을 강력하게 주문,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전 미리 이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purge) 또는 혁명(revolution)으로 보인다”라는 글을 올려, 극도의 긴장이 흘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한국 수사기관들의 교회와 오산 공군기지 압수수색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며칠동안 한국에서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한국 새 정부에 의한 매우 공격적인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사실이라면 너무 나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부부의 불법 행위를 수사 중인 특검이 교회와 오산 공군기지를 압수수색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담이 대실패로 끝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 결과는 ‘선방’이었다. 이 대통령이 국내 주요 기업들과 함께 사전에 면밀히 준비한 덕분이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회담때 보여졌던 트럼프의 공개적인 ‘망신’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 대한 계획을 질문 받자 “아마도 (이 대통령과) 같이 갈 수 있다”고도 했다. 또한 교회 등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오해였다”며 “한국에 대해 매우 따뜻하게 느낀다”고 언급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피스메이커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자신은 “페이스 메이커가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권고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북과 큰 진전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경제분야에선 조선업을 중심으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국내 기업들은 조선과 원자력, 항공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펀드 조성, 투자, 기술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총 11건의 ‘제조 파트너십’ MOU·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은 어느 수준으로 할지 합의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더해 반환을 전제로 우리가 빌려준 주한미군 기지 부지에 대한 소유권 요구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우리 정부는 농축산물 추가 시장 개방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무역합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원래대로 하기로 했다”며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3500억달러에 달하는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한미 동맹은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국제질서에 걸맞게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조선 원전 반도체 등 경제 협력 관계를 보다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서 대한민국이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하고, 안보 협력도 선진화해야 한다. 주한 미군을 대중국 억제력으로 더 활용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도에 대응, 우리 군을 선진화하는 한편으로 안보를 물샐 틈 없게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17년만에 공동문서를 발표, 협력 강화를 합의한 이 대통령은 “한국이 과거처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안미경중)을 취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한미일 협력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 상황에 따라 말을 달리 한다는 비판을 들어왔는데 미국 일본 등 우방국들은 그 실천 여부를 지켜볼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국내 투자와 일자리가 줄어들 우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한미 경제 동맹의 강화를 지렛대 삼아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국내 일자리 증가로 연결시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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