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불공정 계약’ 논란에…원자력 학계 “기술 자립 폄훼·모욕”
“원전 기술 자립, 각고의 노력으로 갖춘 실체”


한국이 체코 원전 수출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합의가 ‘불공정 계약’이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국내 원자력 학계가 “기술자립 노력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원전 국산화 신화, 누가 국민을 속였는가’라는 주장은 수십 년간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원자력계의 기술 자립 노력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분쟁의 장기화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뿐, 우리 고유의 기술 역량과 운영 노하우까지 부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법적 권리 해석에 관한 문제를 실질적 능력 부재와 동일시하며 우리가 이룩한 성과 전체를 기만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1월 체코 원전 수출을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지식재산권(IP) 합의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며 ‘불공정 계약’ ‘굴욕 계약’ 논란이 이어졌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향후 50년간 한수원과 한국전력(한전)은 원전 1기를 수출할 때마다 웨스팅하우스에 1조원이 넘는 로열티와 기술 사용료, 기자재 구매 비용을 내야 한다.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을 독자 개발해 수출할 때도 웨스팅하우스에 사전 검증도 받아야 한다. 북미, 유럽, 일본 등한국이 진출할 수 없는 국가나 지역도 정해졌다.
이에 대해 학회는 “이번 합의는 소모적 분쟁을 끝내고 더 큰 국익을 위해 미국과 역할을 분담하는 ‘전략적 협력’의 시작일 뿐, 시장 진출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미 협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용후핵연료 관리, 연구용 원자로 등 미래 원자력 유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학회는 한국 원전이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보다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학회는 “한국 원전의 독보적인 역량은 이미 세계 무대에서 입증됐다”며 “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인 수행에 이어, 체코가 우리를 신규 원전 사업의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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