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없이 ‘도전’에 나선 카스트로프를 응원하며[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5. 8. 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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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0세 이하 독일대표팀에서 폴란드를 상대하고 있는 옌스 카스트로프. 게티이미지코리아



독일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에서 활약 중인 옌스 카스트로프(22)가 한국 국가대표팀을 최종 선택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지난 25일 발표된 미국 원정 명단에 포함되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카스트로프는 청소년 시절 독일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18세가 넘어 성인이 된 뒤 A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는 국적을 하나로 정해야 한다. 카스트로프가 향후 독일대표로 선발될 수 있는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번 발탁은 독일행 가능성을 접고 한국을 ‘처음이자 마지막막 선택’으로 받아들인 결정이다. 그가 만일 독일대표팀과 한국대표팀을 놓고 저울질했다면 몇 년 더 기다린 뒤 한국행을 검토했을 수도 있다. 지금 나이에 독일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포기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대표 발탁을 원하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카스트로프(오른쪽)와 어머니 | 카스트로프 SNS



카스트로프와 가족은 대한축구협회와 수차례 소통하며 한국 대표팀이 되면서 감수해야 할 법적·제도적 문제까지 논의했다. 한국에서 1년 동안 60일 이상 머물면서 영리 활동을 하면 징집 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 독일에서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는 그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독일 대표팀을 기다리기보다 한국을 택한 배경에는 어머니의 지속적인 정체성 교육, 그리고 본인 스스로의 선택이 있었다. 카스트로프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도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강하다. 한국대표팀으로 오라는 댓글을 볼 때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한국 대표팀에 없는 유형이다. 투지와 활동량, 집요한 압박을 무기로 하는 ‘파이터형 미드필더’다. 공을 얌전하고 소심하게 다루는 기존 선수들과는 대비된다. 월드컵이 열릴 내년 6월 미국의 무더위 환경을 고려할 때, 체력과 정신력을 겸비한 카스트로프의 투입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또한 풀백, 미드필더 등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 전력 운영과 전술 구사, 응급처방에 큰 힘이 된다.

물론 과제도 있다. 지난 시즌 독일 2부 뉘른베르크에서 25경기 3골 4도움을 기록했지만 옐로카드 11장을 받았다. 적극적 경합의 결과물이지만, 국제무대에서 불필요한 경고는 조절이 필요하다. 다행히 경고 두 장 또는 레드카드로 퇴장 경험은 없어 선을 지키는 수위 조절 능력은 긍정적이다.

카스트로프 SNS



분데스리가 선수라고 해서 국가대표팀에서 무조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독일에서 실력을 상당 부분 검증받았지만, 대표팀이라는 또 다른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과 팀워크 능력 등을 증명해야 한다. 동시에 기존 대표팀 선수들도 다소 낯선 동료를 환영하고 그가 진정성을 갖고 선택한 한국 무대에서 최고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도록 동료로서, 선배로서 도와야 한다. 한국대표팀에 뛰고 싶다는 그의 결단은 한국 축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극제다. 이제는 대표팀 모두 카스트로프가 잘 녹아들어 후회와 아쉬움 없이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줄 차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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