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에 자식처럼 투자’…中서 번진 라부부 꾸미기 열풍

박준우 기자 2025. 8. 2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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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SCMP 캡처

세계적 인기몰이를 하는 캐릭터 인형 ‘라부부’가 중국 Z세대(1997년생 이후 출생) 사이에서 단순한 인형을 넘어 마치 자식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어떤 제품이 나올지 상자를 뜯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판매 방식으로 화제를 모은 라부부는 최근 인형 전용 옷과 액세서리 구매 열풍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인형 의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와 티몰에 따르면 지난해 인형 의류 판매는 전년 대비 117% 이상 급증했으며 지난 5월에는 매출이 처음으로 1000만 위안(19억4380만 원)을 돌파했다.

지난 6월 쇼핑축제 ‘618’ 기간에는 관련 거래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구매자의 80% 이상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저장((浙江))성 출신 21세 대학생 차이 씨는 “관절인형을 좋아하는 건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 말했다. 한 달 생활비가 약 2000위안(약 38만원)인 그는 2년 동안 인형 옷에만 3000위안(약 55만원) 이상 썼다.

실제로 관절인형은 레진이나 도자기로 만들어져 실제 사람처럼 다양한 포즈를 취할 수 있다. 또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직접 꾸밀 수 있어 인형이 아닌 내 아이처럼 느껴진다는 것.

인형 옷 한 벌은 평균 300~500위안으로, 젊은 층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Z세대에게는 값진 감정 소비로 받아들여진다.

라부부. 뉴시스 자료사진

매체에 따르면 관절인형뿐 아니라 대중적 인기를 얻은 라부부 인형에도 맞춤 꾸미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라부부 인형 제작사인 팝마트는 맞춤 제작을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팬들은 자체적으로 인형 옷을 제작, 구매하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타오바오에서 ‘라부부 의상’ 검색 건수를 한 달 동안 30만 건을 넘어섰다.

산둥(山東)성에서 라부부 의상을 제작하는 리쥔즈는 “지난해 말 출시한 디자인이 올해 들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지금까지 1000벌 가까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가격은 원단에 따라 60~138위안이며, 전통 장신구 등은 별도로 판매된다. 그는 “작은 인형 옷이라도 제작에는 4시간 이상 걸릴 만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라부부 수집가 방씨는 “옷을 입히면 인형이 아이처럼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마치 내 곁에 작은 아기가 앉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옷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어 내 아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재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신소비 경제를 이끄는 MZ세대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CCTV 재경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장난감 시장 규모는 2020년 203억 달러에서 2024년 418억 달러로 급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5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형 의류 수출도 급증했다. 저장성 이우 상인 양진화는 “최근 몇 달 동안 동남아시아, 일본, 한국에서 수요가 세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영지산업연구소는 최근 발표에서 중국 Z세대가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하며 2035년까지 그 규모가 네 배 증가한 16조 위안(3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이를 Z세대가 미래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분석했다.

중국 팝마트의 라부부 인형. 연합뉴스

이에 힘입은 소형 인형용 의류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이른바 ‘돌 이코노미’(doll economy·인형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

수집가인 얀시 팡은 “인형을 꾸미는 건 마치 작은 아이에게 옷 입히기를 하는 것 같다”라며 “옷을 입히면 더 귀엽고 생동감이 있어 마치 나만의 아이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주로 한국과 일본에 의류를 수출하던 중국 산둥성의 공장 중 최근 인형 의상 생산으로 눈을 돌린 사례도 늘고 있다.

홍콩 출신 아트토이 작가 룽카싱이 디자인한 라부부는 중국 팝마트가 독점 유통하고 있다. 토끼처럼 생긴 귀에 상어와 닮은 입, 큰 눈 등이 특징이며,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와 팝스타 리한나 등이 소셜미디어(SNS)에 소개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각종 가짜 제품 제조국이라는 오명이 있는 중국은 자국을 넘어 해외까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국 캐릭터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의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올해 들어 총 185만점의 ‘짝퉁 라부부’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해관총서 왕쥔 부서장(부청장 격)은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기자회견에서 “올해 전국 세관에서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가 있는 라부부를 차단해 공정하고 건전한 국제 무역시장 환경을 강력히 지켜냈다”라며 “혁신은 발전을 이끄는 제1의 동력이며, 지식재산권 보호가 곧 혁신 보호”라고 강조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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