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인가, 길들이기인가···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변화를 둘러싼 질문들

김영화 기자 2025. 8. 2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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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브리핑룸에 기자석을 비추는 카메라가 설치되고, 유튜브 기반 언론인들이 들어왔다. 대통령실과 언론 소통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4가지 포인트로 논쟁을 정리했다.
강유정 대변인이 8월4일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비서실장 주재 수석 보좌관 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들어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하나는 브리핑 생중계, 다른 하나는 뉴미디어 언론을 향한 문호 개방이다. 별개의 사안처럼 보이는 두 가지 변화는 대통령실이 약속한 ‘소통 강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대통령실의 언론 소통을 개방하겠다는 움직임이 추진되는 가운데 여러 질문이 잇따른다. 언론 개혁인가, 길들이기인가. 취임 석 달째,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시작된 논쟁이 이재명 정부의 언론관을 묻고 있다. 네 가지 포인트를 통해 논쟁을 정리해봤다.

1. 브리핑 생중계가 바꾼 것

6월24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카메라 4대가 설치되었다. 이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이자 국민의 알권리와 브리핑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른바 ‘쌍방향 브리핑 제도’다. 대통령실은 미국 백악관과 유엔의 브리핑룸 운영 사례를 참고했다고 했다. 과거 대변인이 선 연단만 비추던 화면이 이젠 기자석을 향한다. 대변인 브리핑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까지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날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 말미에 “앞으로 ‘관계자’라고 꼭 쓰지 않아도 되고 실명으로 밝혀도 된다”라고 공지했다. 카메라가 꺼진 뒤 이어지는 백브리핑을 ‘관계자’로 표기하던 암묵적 관행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당연하고 바람직한 조치라 평가했다. “과거의 대통령실(청와대) 브리핑이 권력의 홍보 전략을 그대로 보도하던 일방통행 방식이었다면, 이제 국민들이 대변인과 기자의 상호작용을 투명하게 관찰하면서 사실과 의견이 어떻게 생성되는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다.”

이 카메라 4대가 대통령실과 언론의 소통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 〈시사IN〉은 쌍방향 브리핑제 도입 이후 구체적인 변화상을 파악하기 위해 대통령실 출입기자 열 명을 인터뷰했다. 각각 종합일간지, 인터넷 언론, 지역지, 방송사, 외신 등 여러 매체 소속으로 근무 연수는 5년 이상 25년 차 이하로 다양하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적지 않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쌍방향 브리핑제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질문하는 기자를 향한 좌표 찍기와 인신공격 등 온라인 상의 괴롭힘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생중계 브리핑 이후 양산되는 유튜브 쇼츠 중엔 강유정 대변인이 기자를 향해 ‘참교육’ ‘경고’ ‘버럭’ 했다는 식의 구도가 쉽게 눈에 띈다. 기자의 질문은 ‘흠집내기’ ‘물어뜯기’로 표현하는가 하면 대통령실 브리핑룸은 대변인과 기자가 승부를 가리는 결투장처럼 묘사되기 일쑤다. 조회수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회를 기록하는 경우도 흔하다. 대체로 강성 지지층이나 사이버 레커 유튜버가 주된 채널이지만 지역 민영방송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도 있다. 8월12일엔 〈조세일보〉 기자가 한 질문이 방송사 유튜브 섬네일에서 〈조선일보〉로 잘못 표기된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브리핑 생중계 이후 양산되는 유튜브 섬네일의 모습. 7월15일 유튜브 ‘엠키타카’.

A 기자는 브리핑 생중계 이후 기자를 향한 조리돌림이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대변인이 우호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이거나 기자를 면박 주면 몇 분 만에 유튜브 섬네일과 쇼츠에 박제되는 식이다.” A 기자는 처음엔 사안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이내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고 느꼈다. 정부에 비판적인 질문은 실시간으로 조리돌림의 대상이 되고 댓글엔 ‘기레기’라는 멸칭과 함께 ‘사각지대용 CCTV 추가 요청한다’ ‘출입기자 삼진아웃제 도입하자’ 따위 비난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기자 개인이 일일이 대응하고 있는데, 피곤한 일에 휘말리기 싫으니까 자기검열이 조금씩 내재화되고 있다. 대통령실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중계 브리핑을 시작할 때부터 우려되었던 일이다. 종합일간지 B 기자는 “그간 겪었던 사이버 폭력과는 범위와 수위가 전혀 다르다”라고 전했다. 그 또한 브리핑에서 질문하는 영상이 쇼츠로 퍼진 후 협박성 메일을 여럿 받았다. 심각한 성적 모욕이 담겨 있었다. 과거에 쓴 기사에까지 악성 댓글이 달렸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오늘은 너구나’ ‘오늘 또 좌표 찍히겠네’ 하는 자조 섞인 농담이 일상이 되었다고 그는 말했다. “괜한 꼬투리 잡히기 싫어서 민감한 질문은 전화로 하게 된다. 기자들 질문도 획일화되고, 과거엔 해프닝처럼 넘어갈 일도 이제는 하나하나 ‘사건’이 된다.”

OBS 최한성 기자가 그런 일을 겪었다. 6월27일 이재명 대통령과 일부 언론사 사장단의 만찬 일정을 질의했다가 강 대변인으로부터 “비공개 행사를 노출하면 안 된다”라는 답변을 받으면서 전에 없던 온라인 괴롭힘에 노출되었다. 대통령실의 비공개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커졌다. 해당 일정은 전날 〈미디어오늘〉에 보도된 내용이었다. 최 기자에 따르면 이 보도를 계기로 이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해 질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의도와 상관없이 악의적 프레임이 씌워졌고, 얼굴을 박제한 수많은 쇼츠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 나갔다. 개인 SNS는 물론 OBS 시청자 게시판까지 악성 댓글로 도배되었다.

“전 국민이 다 보는 영상에서 낙인이 찍히다 보니 개인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대변인이 오해했다고 사실만 바로잡았어도 이 정도 피해를 겪진 않았을 것이다.” 최 기자는 “일종의 산업재해”라고 표현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서다. 사건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대통령실이 KTV 저작물을 전면 개방하면서 재생산과 유포가 가능하도록 한 책임이 분명히 있다. 대통령실이 이 문제를 수수방관하면 안 된다.” 그는 현재 자신을 인사 조치한 회사와 일부 유튜버, 대통령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브리핑 생중계 이후 양산되는 유튜브 섬네일의 모습. 8월7일 MBC 경남 유튜브.

7월22일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언론의 취재 활동과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쌍방향 브리핑 한 달째를 맞아 낸 메시지였다. 브리핑 영상을 재가공해 유포할 때 명예훼손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의를 덧붙이며 ‘절제 있는 성원’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출입기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 오히려 OBS 기자 사례 이후 공격적인 질문이 전보다 줄었다는 평가도 있다. “OBS 기자 이후에도 피해를 겪는 기자들이 많다. 질문을 던지는 게 우리의 직업이니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 폐해가 매우 걱정스러운 수준까지 왔다(경제지 C 기자).” “오히려 카메라가 있을 때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더 어려운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전보다 조심스럽고 위축된다(인터넷 언론 D 기자).” “처음부터 비판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 그 말이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지역지 E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B 기자는 쌍방향 브리핑제가 과연 국민의 알권리를 증진시키는지 의구심이 든다. “의사결정의 최고 집약체인 대통령실에 출입한다는 것은 기자 개인에게도 막중한 책임감을 요한다. 대통령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계속해서 설명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데, 마치 지키려는 자와 흠집 내려는 자의 대결 구도로 재생산되다 보니 논란만 커지는 것 같다.” 그는 대통령실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대응과 기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의 질문이 공개되고 때로 비난받는 일이 언론의 숙명은 아닐까? 이에 대해 박영흠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원론적으로 질문하는 기자의 얼굴을 감출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대통령실 대변인과 출입기자의 문답은 권력의 작동 내용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고, 그 자체로 중요한 권력 행위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가시성을 확장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일은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다.” 즉, 브리핑 생중계의 취지와 기자를 향한 공격을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의미다. 

박영흠 교수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밈’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일부 언론사들에 있다. “동업자 정신까지는 필요없겠지만 근시안적 상업주의다.” 다만 대통령실이 현실적으로 영상 재생산을 막고 사이버 폭력을 근절하기란 쉽지 않다. 자칫 표현의 자유 침해 사안으로 번질 수 있고, 무엇보다 그 근본 원인은 사회에 짙게 깔린 언론 혐오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어서다. 박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기자들을 공격하는 시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건 대통령 뿐”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이 기자에게 꼭 친절하고 우호적 태도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출입처와 기자 사이의 건강한 긴장관계에 어긋날 수 있다. 그러나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공격과 모욕을 당하는 일은 건강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언론의 감시 기능이 억제되면 이재명 정부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 지적이 이어지자 대통령실은 8월24일 ‘쌍방향 브리핑’ 부작용에 대한 후속 조치를 내놨다. 이규연 수석은 “발표자와 기자의 질의 내용을 과도하게 왜곡·조롱하는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시행 한 달께에 자제를 촉구한 데 이어 오늘 후속 조치로 자막을 KTV에 모두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V 화면에 앞으로 ‘브리핑 영상을 자의적으로 편집·왜곡해 유포하는 행위는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자막이 표시된다.

2. ‘꼬리 질문’ 왜 안 나오지?

3월12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이 AP 기자와 열띤 설전을 벌였다. AP 소속의 조시 보크 기자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과 관련해 질의하던 도중 레빗 대변인이 “관세는 오랫동안 우리를 착취해온 외국 국가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라고 표현하자, 보크 기자가 “관세는 외국 기업이 아니라 수입업자에게 부과된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레빗 대변인은 “모욕적”이라며 “당신에게 질문을 준 것을 후회한다”라고 직격했다. 이 외에도 “당신이 기자니까 직접 알아보라(3월17일)” “멍청한 질문이다(6월12일)” 등 백악관 출입기자를 향해 레빗 대변인이 보인 날 선 반응들이 매번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 들어 백악관과 기자의 ‘정면충돌’이 극심해지긴 했지만, 그 이전부터도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종종 대변인과 기자들이 주요 국정 현안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변인과 기자의 설전’류의 쇼츠가 마찬가지로 바이럴된다. 그럼에도 생중계 때문에 언론 자유가 위축되었다는 평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백악관 브리핑에 TV 생중계가 시작된 건 1995년 빌 클린턴 행정부 때다. 수십 년 동안 기자와 대변인 간 토론 문화가 하나의 관습으로 자리 잡았다.

7월31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EPA

브리핑에서 토론이 얼마나 활발한가가 저널리즘의 수준을 측정하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다. 다만 한국에서 활동 중인 한 외신기자는 미국 백악관과 한국 대통령실 브리핑의 차이를 ‘브리핑룸의 분위기’라고 본다. “백악관 브리핑룸에선 기자들이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하지 않는다. 문답 내용이 백악관 홈페이지에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그래서) 기자들은 대변인과의 토론 과정에 좀 더 집중하는 편이다.” 그가 보기에 한국 대통령실 브리핑룸은 좀 더 ‘엄숙한’ 분위기다. 기자들 간의 ‘꼬리 질문’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처럼 보인다. “OBS 기자 사례에서도 ‘정부가 비공개라고 규정했다는 이유로 이미 보도가 된 사안에 대해서 질문하면 안 되는가’라는 포인트로 얼마든지 추가 질문을 해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아쉬웠다.”

카메라 4대만 설치된 것으로 질의응답 자체가 질적으로 달라지기란 어렵다. A 기자는 그 이유에 대해 “질문이 한두 개로 제한되고 그마저도 마이크 없이 질의하기가 분위기상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대통령실도 토론 문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몇몇 기자들이 각개전투하듯 질문을 던질 뿐, ‘수준 높은 논의’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F 기자는 출입기자단의 전문성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매체당 출입기자 한두 명이 모든 영역을 커버해야 하는 구조다. 나름대로 공부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말 수준 높은 토론을 원한다면 대통령실이 지금보다 더 활짝 문을 열어야 한다.”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한 명의 기자가 엄청나게 대단한 질문을 준비해서 질의응답 수준을 높이자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변인이 답을 회피하거나 허술하게 답하면 다른 언론사가 꼬리를 물어 질문하고, 또 다른 기자가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기자단의 진정한 권능이 발휘되는 순간이 발생할 수 있다. 출입기자들이 다함께 주목하는 ‘공통의 질문’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기자단 역시 브리핑 생중계를 계기로 대통령실에 던지는 질문의 수준과 기자단 관행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의미다.

3. ‘풀단’과 ‘비풀단’ 사이

7월3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었다. 대통령 연단을 없애고 질문자를 추첨함에서 뽑는 방식으로 선정했다. 지역 풀뿌리 언론사 기자들도 화상회의를 통해 처음 참석했다. 이 가운데 발언권을 얻은 〈옥천신문〉 기자가 이 대통령에게 지역 불균형 문제에 관해 질의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소수 매체가 꺼낸 의제가 전국적 관심사로 주목받았고 ‘풀뿌리 언론 역사상 최초’라는 호평이 나왔다.

하나의 이벤트처럼 던져진 〈옥천신문〉의 질의는 ‘대통령을 근접 취재할 권리는 누가 가져야 하나?’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되어온 대통령실 기자단에 대한 이야기다. 대통령실의 출입기자 등록 및 운영 규정은 ‘비공개’에 부쳐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출입 매체 수도 제각각인 데다 기준이 불투명하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대통령실 출입 매체는 130여 개로 파악된다. 중앙언론 중심의 1기자실에 50개 매체, 지역 언론 중심의 2기자실에 40개 매체가 등록되어 있다. 이들은 대통령을 근접 취재할 수 있는 ‘풀기자단(풀단)’으로 분류된다. 반면 3기자실에 속한 40여 개 매체는 ‘등록기자단(비풀단)’으로 대통령 근접 취재에 제약이 있다. 이런 까닭에 내부적으론 매체 간 불평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다. 대통령실이 1기자실만 ‘특별대우’ 하면서 기자단 사이 위계를 만든다는 지적이다.

정권마다 다르지만 역사적으로 청와대 기자단은 점차 개방되어왔다. “김영삼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로 바뀔 때 청와대 출입기자의 출신 지역이 달라졌다. 영남·서울 출신에서 호남 출신 기자들이 대거 입성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취재 선진화 정책을 펴며 청와대 정례 브리핑 생중계를 도입했고 〈오마이뉴스〉 등 온라인 매체가 출입기자로 들어왔다(최영재 교수).”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선 매체 차별을 심하게 했다. 해외 순방 취재를 풀기자단에게만 허용하는가 하면, KTV 영상 저작물을 풀단이 아닌 매체가 사용하자 일방적으로 사용 중단 조치를 통보했다. 기자단 운영도 논란이었다.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을 보도한 〈뉴스토마토〉에 출입기자단 퇴출을 통보했고, 〈미디어오늘〉이 엠바고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3개월 출입 정지를 통보했으며 한동안 출입 자격을 복구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개방에 광폭 행보를 보인다. 지난 6월, G7 정상회의 취재진 인원을 늘리며 풀단이 아닌 등록기자단에게도 취재 신청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청와대를 출입한 C 기자는 생중계 브리핑이 ‘매체 간 불평등’ 해소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변인이나 참모가 ‘풀사’ 위주로만 질문을 받았는데, 지금은 풀사·비풀사 소속에 상관없이 모두 브리핑에 참여할 수 있다.” 카메라가 설치된 후 생긴 가장 큰 변화다. F 기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이재명 정부에서 취재 기회가 많이 개방되긴 했지만 여전히 등록기자단이 정보를 얻는 데 제약이 있다. 그래서 누구나 참여하는 생중계 브리핑이 빛을 발하고 있다.”

4. ‘유튜브 언론’ 어디까지 허용?

이재명 정부의 대언론 정책의 여러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7월24일 대통령실이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이상호의 고발뉴스’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등 유튜브 기반의 온라인 매체 세 곳을 등록기자단에 합류시켰다고 전했다. 이 매체들 소속 언론인 세 명이 대통령 일정과 메시지를 공지하는 단체대화방에 초대됐다. 일부 출입기자는 반발했다. 별도의 신규 출입기자 등록 공고도 없었던 데다 3개 매체 모두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심사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7월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규연 수석은 이튿날 “출입을 승인한 매체는 모두 정식 언론사로 등록된 곳으로 취재 조직과 정상적인 보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유튜브 출입’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3개 채널의 이 대통령 찬양 농도와 규모에 맞대응하려면 ‘신의한수’ ‘고성국TV’ ‘펜앤마이크’ 등 출입도 허용되는 것이 맞다”라고 직격했다.

문호가 열린 자리에 가장 먼저 들어온 이들은 유튜브 기반 언론인들이다. 3개 매체는 어떤 절차로 대통령실 출입을 하게 된 걸까?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사IN〉에 “전 정부에서 부당하게 무단 퇴출된 언론사 및 협회 회복 조치로 10여 개 사를 대상으로 심사했고 자격요건을 충족한 매체가 출입사로 회복되었다”라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실이 윤석열 정부에서 출입 자격을 박탈당한 〈뉴스토마토〉와 〈미디어오늘〉의 자격을 회복했는데, 그와 동시에 윤 정부 때 배제된 한국인터넷기자협회(인기협)를 복권시키며 이 협회 소속 3개 매체의 출입도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인 미디어가 신규 등록이 된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신규 매체 출입과 관련해서는 등록 규정을 재정비한 이후로 예정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지역지 E 기자는 이렇게 비판했다. “뉴미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건 맞지만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결국 대통령 입맛에 맞는 매체들을 챙겨주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신규 등록을 기다리는 매체들이 많은데, 왜 3개 매체가 우선적으로 선정된 건지 설명이 필요하다.” 기성 언론과 뉴미디어 간의 신경전도 포착된다. 이번에 출입사로 신규 등록한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의 장윤선 기자는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8월8일)’에서 “새로운 뉴미디어의 출현은 트렌드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출입처에 기자들이 가 있는 건 감시하기 위해서다. 누구든 들어가서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올해 1월 백악관 브리핑룸을 뉴미디어에 개방하겠다면서 ‘마가(MAGA)’ 진영의 인플루언서와 유튜버의 출입 및 취재를 허용했다. 레빗 대변인은 “앞으로 백악관 풀 취재 명단은 기자단이 아닌 대변인실에서 직접 결정하겠다. 대통령 근접 취재는 권리가 아닌 특권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한 ‘내 편’ 미디어는 끌어들이면서 기성 언론에는 기득권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대통령 집무실과 전용기에서 AP 기자들의 취재를 금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다. 전례없는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6월2일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성 있는 1인 미디어 등 언론들에 당연히 같은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앞으로 대통령실 문호 개방은 확대될 전망이다. 그 문을 어떤 순서로 열어야 할까. 백악관 브리핑룸엔 좌석이 49개 있다. 앞줄부터 CNN, NBC와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이 순서대로 지정되어 있다.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단순히 레거시 미디어라서 앞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트럼프 정부가 ‘마가(MAGA)’ 언론인을 백악관에 출입시켜서 논란이 되었지만, 아주 오랫동안 미국은 백악관을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는 권한을 특정 매체에 줬다. 정파적 기준이 아니라 그 미디어가 공중에게 사실과 정보를 얼마나 책임감 있게 전달해왔느냐 하는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다.”

안 교수는 “뚜렷한 기준에 대해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때 극우 유튜버를 출입시키거나 마음에 들지 않은 매체를 출입 정지시킬 때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대한 취재 문호를 개방한다는 건 브리핑 생중계를 허용한 것만큼이나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어떤 매체와 기자에게 어떤 순서로 개방할 것인지를 두고 사실 더 큰 사회적 메시지가 필요하다. 뚜렷한 정당성과 시급성 없이 특정 매체 출입을 우선적으로 허용하게 되면 계속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이재명 정부가 뉴미디어 출입 매체를 선정하는 기준과 잣대를 잘 정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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