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한국 증시, 상승 추세 끝나지 않았다

한겨레 2025. 8. 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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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후 빠르게 오르던 한국 증시가 최근 한 달 이상 코스피 기준 3100~3200 사이에서 정체를 보인다.

4~7월 단기간 급등으로 이익 실현 욕구가 커졌고, 아직 확인돼야 할 부분이 많은 경기 바닥 통과 여부나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 제도 개편에 대한 기대가 선제적으로 많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상승 추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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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4월 이후 빠르게 오르던 한국 증시가 최근 한 달 이상 코스피 기준 3100~3200 사이에서 정체를 보인다. 4~7월 단기간 급등으로 이익 실현 욕구가 커졌고, 아직 확인돼야 할 부분이 많은 경기 바닥 통과 여부나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 제도 개편에 대한 기대가 선제적으로 많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7월 중순 이후 글로벌 자금은 2분기 중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일본·대만 증시 등으로 흐르며 각 나라 지수를 역사상 고점 내외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게다가 8월 중순부터는 글로벌 증시 전체 상승 흐름도 위축되며 조금씩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일단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벗어난 월별 상승률 기준 0.9%로 3년 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의 전이, 나아가 금리 인하 지연 우려를 부르고 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상법 개정으로 형성됐던 기업 거버넌스 개선 기대감이 2차 상법 개정안, 세제 개편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희석되는 모습이다. 기업 경영 활동에 단기적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탓이다. 현재 거버넌스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은 좋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와 계열사 지원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 기능 등 기존 경영 방식의 장점마저 약화할 것 아니냐는 우려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상승 추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단 비싸지 않다. 지난 2분기 중 급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최근 PER(주가수익비율)은 8월 현재 10.5배 수준(iShares 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 기준)에 불과하다. 기업 실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일반적 시각과 달리, 2분기 주가 상승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완전한 정상화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업 거버넌스와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 상승 추세를 부인할 이유는 없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는 단기적으로 일부 기업의 실적에 부담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영향의 크기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대미 매출 노출이 큰 일부 업종의 경우 가격 인하나 판촉 비용 증가로 마진 압박이 불가피하지만, 관세의 상당 부분이 미국 내 가격에 전가되고 원화 약세가 일부 완충 작용을 할 수 있어서다. 또한 대미 투자에 따른 현지 생산과 부품 현지화 역시 방어막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반도체처럼 수요 탄력이 낮거나 제품 차별화가 뚜렷한 영역은 교섭력이 있어 영향이 더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엇갈리며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실질금리는 여전히 제약적 수준이고 성장 모멘텀은 과열과 거리가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물가는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기준금리는 내수 부양을 위한 완화적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하 사이클은 올해 안에 재개될 가능성이 크고 한국은행 역시 환율 상승과 금융안정을 고려하겠지만, 결국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처럼 현재 증시 상황이 ‘속도 조정’이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정 국면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분기 실적과 내년도 투자 계획, 연준과 한국은행의 인하 시작 시점, 원화의 안정 여부, 그리고 국내 제도 개편의 윤곽 등 다양한 요인들이 그때그때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이지만, 조정 시 매수 후 장기 보유할 경우 수익률은 고정 이자율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석원 전 SK증권 미래사업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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