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사령관을 넘어 겨울의 사령관으로, 박수빈이 그려갈 의미 있는 3년차 “이제 적응기는 끝났습니다!”

김희수 기자 2025. 8. 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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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한 박수빈./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여름 내내 팀을 이끌었다. 이제는 겨울에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페퍼저축은행의 2025년 비시즌은 분주했다. 다가오는 2025-2026시즌에야말로 첫 탈꼴찌를 하기 위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7월에는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에 참가했고, 21일부터 24일까지는 일본 SV.리그 NEC 레드 로켓츠와의 합동 훈련 및 연습 경기까지 진행했다.

이 모든 비시즌 일정이 치러지는 동안 팀을 이끈 세터는 박수빈이었다. 박사랑은 대표팀 차출로, 이원정은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팀에 세터가 박수빈 한 명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프로에서의 3년차를 맞는 박수빈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성장의 기회임과 동시에 체력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고비이기도 했다.

NEC와의 합동 훈련 중 박수빈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일본 팀이라 확실히 수비-리시브가 너무 좋다. 공격이 쉽게 이뤄지질 않았다. 한 번에 끝나는 랠리가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하고 끈질긴 배구를 배워볼 기회인 것 같다”며 NEC와의 연습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그야말로 ‘강제 성장’의 기회를 얻은 이번 비시즌은 박수빈에게 어떤 느낌일까. 그는 “안 힘들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 확실히 힘든 부분은 있다. 대신 그만큼 성장의 발판이 되는 시기인 것도 알고 있다.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이번 비시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도 힘들긴 힘들다”는 말을 익살스럽게 덧붙인 박수빈이었다.

단양대회에 나선 박수빈과 동료들./KOVO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박수빈을 옆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사람은 권준형 코치였다. 같은 포지션 선수로 V-리그를 누볐던 만큼 박수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박수빈은 “같은 세터 출신이신 만큼 심리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모두 많은 도움을 주셨다. 내 어려움에 대해서도 공감해주셨고, 많은 힘을 실어주셨다”며 권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렇게 박수빈이 고군분투하는 사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박사랑도 팀으로 복귀했다. 팀에서 박사랑의 활약을 지켜본 박수빈은 “(박)사랑 언니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때는 많이 뛰지 못했지만, 진주대회에서는 꽤 많은 시간을 뛰었다. 언니가 뛰는 모습을 지켜봤고,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재밌었다고 하더라. 국제대회에서 잘하는 언니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을 거다. 그 자리가 굉장히 부담스러웠을 텐데 언니는 잘 즐기고 온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언니의 활약을 보면서 박수빈 역시 대표팀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그는 “물론 나한테도 그런 기회가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속내를 들려줬다. 그러면서도 박수빈은 “하지만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 배구를 열심히 한다기보다는, 그저 스스로를 위해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도 찾아올 것 같다”며 더 넓은 시야를 갖추고자 했다.

서브를 구사하는 박수빈./KOVO

박수빈은 다가오는 2025-2026시즌을 준비하는 포인트도 잘 설정해둔 상태다. 그는 “전체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끌어올리고 싶다. 또 시마무라 하루요와 조이 웨더링턴을 어떻게 살려줄지도 더 연구해야 한다. 특히 시마무라는 대표팀 경기를 보니 이동공격을 정말 선호하더라. 지금 우리 팀에는 이동공격을 선호하는 미들블로커가 없다. 팀에 오면 많이 맞춰봐야 할 것이다. 또 수비와 블로킹에서도 내가 해야 할 것들을 더 잘해서 구멍이 안 생기게 하고 싶다”고 시즌 준비 포인트를 소개했다.

또한 박수빈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은 2025-2026시즌의 구체적인 목표 기록을 설정해서 각자의 라커에 붙여둔 상태다. 박수빈은 “처음에는 20경기 출전 + 풀타임 6경기 출전으로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기록으로 정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세트 성공률 38%랑 블로킹 15개, 유효 블로킹 40개를 목표로 정했다”고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달성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운이 좋아야 될 것 같긴 하지만(웃음), 할 수 있다”며 씩씩한 대답을 들려준 박수빈이었다.

씩씩한 대답과는 달리 아직도 얼굴에는 앳됨이 남아 있지만, 박수빈은 어느덧 3년차가 됐다. 그는 “1년차 때는 시간이 정말 안 갔다. 그런데 지금은 ‘벌써 내가 3년차인가?’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간다. 이제는 1~2년차가 아니니까, 적응의 시간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안정기 속에서 내 기량을 잘 펼치는 것이 목표”라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다짐했다.

끝으로 박수빈은 “비시즌의 노력을 토대로 시즌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 덕분에 힘든 시기에도 버틸 수 있었다. 다음 시즌에도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름 내내 페퍼저축은행의 사령관이었던 박수빈이 다가올 겨울에도 팀을 이끄는 사령관으로 활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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