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찬성론자들도 우려 "10대 쟁점 고민 없이 밀어붙여선 안 돼"
<5> 국민 피해 없는 개혁안은
'사건 핑퐁' 수사 지연 문제 심각
현장에선 변호사도 적응 힘들어
보통 사람들 법률 비용 증가 우려
신설 중수청, 국수본과 기능 중복
국수위, 통제·조율 가능한지 의문
"형사사법시스템 복잡하면 안돼"
편집자주
다시 ‘검찰 개혁’의 시간이다. 검찰권 남용을 막아 일그러진 검찰 국가를 바로 세우면서도, 범죄로부터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개혁 방안은 무엇일까. 범죄 피해자 약자들을 대변해 온 변호사, 일선 형사부 검사, 현장 경찰, 법률 전문가의 진단과 제언을 종합해 성공적인 검찰 개혁과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시스템 구축의 방향과 조건을 모색했다.

'검찰에 뺏긴 권력을 국민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검찰 개혁의 구호는 명확하다. 그러나 정교한 형사사법시스템을 설계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느냐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국회에 발의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검찰 개혁 4대 법안'을 두고 개혁 찬성론자들조차 우려하는 이유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현장의 혼란과 비효율을 경험한 법조인들은 검찰 개혁을 설계할 때 이것만은 꼭 유념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들이 국회를 향해 제기하는 10가지 쟁점을 정리했다.
① '핑퐁 대란' 어떻게 해결하나
현장 변호사들은 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 개혁 법안이 통과되면 검사의 수사 지휘 폐지 및 보완수사 자제 이후 일상이 된 '사건 핑퐁'(검경이 송치와 보완수사 요청을 여러 번 주고받는 과정)과 수사 지연 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2020년 142.1일이던 사건 처리 기간은 수사권 조정 이후인 2024년 312.7일로 2.2배 늘었다. 정인진 변호사(전 재판연구관)는 "검사들은 '지게 검사(형식적 공소 담당자)'로 전락하고, 경찰은 같은 기록을 반복 송치한다"며 "보완수사까지 막으면 현장은 더 엉망이 되고 피해자들 고통은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② 경찰 ‘불송치’는 어쩌나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주어지면서 경찰 단계에서부터 사건이 묻히는 일도 문제다. 일부 경찰이 "불기소(실제는 불송치)"를 거론하며 수사 대상자에게 뇌물을 요구한 사례도 드러났다. 이의신청 제도가 있지만 검경의 '사건 핑퐁'과 책임 의식 부재로 실효성이 떨어진다. 2023년 기준, 경찰 불송치 사건 중 이의신청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는 "대부분은 제도를 모르거나 비용과 절차 부담으로 포기한다. 결국 돈 있고 힘있는 사람에게만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③ 법률 비용 증가는
피해를 보는 건 사회적 약자라는 호소도 이어진다. 서혜진 변호사(전 경찰청 사이버성폭력 수사 자문위원)는 "지금 현장은 변호사들도 적응하기 힘들다. 보통 사람들은 더 예측하기 힘들어 법률 분쟁 비용, 갈등 해결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④ 중대범죄수사청 역할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기능이 중복되고 조직 비대화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홍석 변호사(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는 "국수본이 이미 존재하고, 예전에 비해 역량도 제고됐는데 유사한 수사 조직을 왜 만드는지 의문"이라며 "형사사법시스템은 복잡하게 설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⑤ 행정안전부 소속이 답일까
신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둬야 한다는 게 여당 일각의 주장이나, 거대 수사권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산하에 두면 그나마 인사 제도 등으로 유착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지만, 행안부 소속이면 기존의 국가수사본부에 더해 수사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된다"고 진단했다.
⑥ 국가수사위원회가 만능일까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수사위원회가 수사 비위를 통제하거나 혼선을 조율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적지 않다. 김예원 변호사는 "수사와 형사증거법을 이해하는 사람이 책임의식을 갖고 모든 기록을 읽고 잘못된 점을 찾아내야 하는데, 발췌 자료만을 본 위원들의 몇 시간 심의로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박찬운 교수 역시 "이의제기만 연 4만 건이고, 전국 2,000명 검사가 할 때도 버겁던 일을 어떻게 11명 위원이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⑦ 검찰 보완수사 가능해야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폐지하면 수사 품질이 떨어지고 범죄자의 유죄 입증이 어려워진다는 한계도 거론된다.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MK파트너스)는 "수사는 본질적으로 기소를 위한 준비절차라서 공소유지를 위해선 보완수사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 국가도 보완수사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⑧ 설계 없이 기관 신설부터?
기관 신설부터 서두르는 국회 시간표가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다. 김예원 변호사는 "입법 순서상 본말이 전도돼 있다"며 "형사절차의 기본법인 형사소송법과 신설 수사절차법에 대한 체계자구심사도 거치지 않은 채 수사기관을 완전히 재편하는 법안부터 통과시키면 실무상 혼란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⑨ 공수처와 특검은 예외적 존재?
공수처나 특별검사 소속에게 '특별한 권한'을 주는 설계가 입법의 정합성을 결여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민 변호사는 "헌법에 근거를 둔 검찰은 폐지하면서 공수처와 특검에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부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수사 기소권 분리의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면 특검과 공수처에 대해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⑩ 위헌 논란 괜찮을까
헌법 제89조에 '검찰총장'이 명시적으로 나오는데, 공소청 설치 법안이 '공소청장을 헌법상 검찰청장으로 보한다'는 규정으로 이를 갈음하는 시도가 위헌이라는 얘기도 있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헌법기관인 검찰총장을 법률로 없앤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검사의 보완수사 권한까지 삭제되면 헌법상 책무인 영장청구권과도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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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뒷전으로 밀린 현장 대란
- • 검경 '사건 핑퐁'에 수사 하세월… 6개월 걸리던 사건 2,3년씩 떠돌아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002380003217) - • "현재 검찰 개혁안, 범죄자만 살판나는 세상 될 우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005050000097)
- • 검경 '사건 핑퐁'에 수사 하세월… 6개월 걸리던 사건 2,3년씩 떠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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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보완수사 막으면, 진실은
- • 성폭행, 뇌물, 무고… 경찰 수사종결 억울해도 구제할 길 막힌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013430003540) - • "수사 지연 심각... 검찰 개혁하려면 제대로 된 현장 조사부터"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020510002047)
- • 성폭행, 뇌물, 무고… 경찰 수사종결 억울해도 구제할 길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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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역할 커진 경찰도 비상
- • 수사관은 안 늘었는데… 쏟아지는 사건에 경찰 베테랑도 떠난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021110003606) - • "국가수사본부가 중요 수사 전담해야… 중수청 신설보다 효율적"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201380005295)
- • 수사관은 안 늘었는데… 쏟아지는 사건에 경찰 베테랑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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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핵심은 권력남용 방지
- • 경찰·중수청·공수처 통제 방안 미흡... 검찰 개혁 성패, 설계에 달렸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1913330005588) - • "검경 수사 '2인 3각' 절실… 검찰 해체에만 몰두하면 국민만 피해"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322590005123)
- • 경찰·중수청·공수처 통제 방안 미흡... 검찰 개혁 성패, 설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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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국민 피해 없는 개혁안은
- • 검찰 개혁 찬성론자들도 우려 "10대 쟁점 고민 없이 밀어붙여선 안 돼"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509270002994) - • "검찰 개혁 논의 지나치게 진영화... 조사, 검증, 평가 없어 답답"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413390004960)
- • 검찰 개혁 찬성론자들도 우려 "10대 쟁점 고민 없이 밀어붙여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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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피해자가 남긴 당부
- • '8번 검경 조사' 끝에 밝혀진 집단 성학대… 현실판 '더 글로리' 피해자의 울분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608580004214)
- • '8번 검경 조사' 끝에 밝혀진 집단 성학대… 현실판 '더 글로리' 피해자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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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합리적 토론의 쟁점들
- • '행안부냐 법무부냐'... 대통령까지 중재 나선 중수청 논란 대체 뭐길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09150004758) - • '검찰총장' '검사' 법률로 폐지? 대통령실 "네이밍보다 대안" 언급 이유는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3112350002935)
- • '행안부냐 법무부냐'... 대통령까지 중재 나선 중수청 논란 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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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쏟아진 전문가 우려
- • "괴물 만들기" "손목 아픈데 어깨 잘라" 검찰 개혁안 성토 쏟아졌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507300002765)
- • "괴물 만들기" "손목 아픈데 어깨 잘라" 검찰 개혁안 성토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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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검찰청 폐지, 직면 난제는
- • 신설 '중수청'… 누가 이끄나? 인력 확보는? 산적한 과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816580002098) - • 검찰청 폐지 예정에 "사명감으로 버틴 형사부 검사가 무슨 죄"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90815230002566)
- • 신설 '중수청'… 누가 이끄나? 인력 확보는? 산적한 과제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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