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니 아무 느낌 없더라”…대타 역전 스리런포로 마음고생 날린 장진혁

유새슬 기자 2025. 8. 2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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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장진혁 | KT위즈 제공



KT는 24일까지 두산과 원정 3연전을 스윕했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두 쉽지 않은 승부였다.

22일에는 2-5로 지다가 7-7 동점까지 따라붙었지만 7-8로 뒤집혔다가 역전해 13-8로 승리했다. 23일은 5회까지 1-2로 끌려가다 6회부터 득점을 시작해 6-2로 뒤집었다. 24일 경기는 가장 빡빡했다. 0-1로 끌려가다 8회초에야 역전 홈런으로 3점을 뽑아냈고 결국 3-2 진땀승을 거뒀다. 이 스윕 완성의 중심에 장진혁(32·KT)이 있었다.

2016년 한화에 입단한 장진혁은 지난 시즌 타율 0.263, 9홈런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해 엄상백의 보상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12, 1홈런에 그쳤다. 자연스럽게 선발 출전 기회도 줄었다.

24일 두산전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한 장진혁이 주인공이 될 것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내내 끌려가던 KT에 기회가 온 건 8회였다. 8회초 2사 2루, 중심타자 강백호의 타순이 오자 두산 벤치는 강백호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후속 타자 강민성과의 승부를 택했다. 그러자 KT 벤치는 직전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강민성 대신 장진혁을 대타로 올렸다.

두산은 투수 교체로 맞받았다. 좌타자 장진혁을 상대하기 위해 좌완 베테랑 고효준을 올렸다. 23일까지 장진혁의 올 시즌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40, 좌투수 상대는 0.190이었다. 그러나 장진혁은 덤덤하게 고효준의 3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2호 홈런이 팀에 1점 차 승리를 안기는 역전 홈런이 됐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장진혁은 “대타로 출전하는 상황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벤치에서 가만히 있기보다는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벌어져서 대타로 나가게 됐다. 오히려 경기에 몰입이 매우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혁은 “코치님이 빠른 공을 잡자고 하셔서 그런 생각을 갖고 타석에 섰다. 상대 투수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홈런을 노린 것은 아니다. 그냥 연습할 때 좋은 감각 그대로 몸이 반응한 것 같다. 올 시즌 원하는 스윙이 너무 안 나와서 뭐가 문제일까 고민하다가, 자신에게 집중을 잘 못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 때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좋은 감각을 익히다 보니 그게 시합 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친 공이 담장을 넘기는 순간은 얼떨떨했다. 장진혁은 “이런 순간 홈런을 치는 상상은 해봤다”면서도 “현실이 되니까 베이스를 돌 때까지는 아무 느낌이 없더라. 이후 수비를 나가니까 조금 체감이 됐다”고 돌아봤다.

KT는 두산전 직전인 지난 21일까지 SSG에 2연패를 당하고 리그 5위에 머물러 있었다. 4위와는 2게임 차였다. 반면 두산은 7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이 두산을 멈춰세우고 3연전을 쓸어담으며 KT는 분위기를 확실하게 반전시켰다. 25일 현재 리그 공동 4위로 올라선 KT는 3위를 0.5게임 차로 바싹 따라붙었다. 정규시즌 24경기를 남겨둔 KT는 26일부터 롯데, 29일부터 KIA와 3연전을 갖는다.

장진혁은 “이 시기에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고 뿌듯하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잘 해내면 이런 식으로라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을 좀 얻게 됐다”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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