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토트넘 약진' 힌트 얻었나…"유럽파 중심 백3 테스트" 공언→언더독 반란 기초 쌓는다

박대현 기자 2025. 8. 2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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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박대현 기자] "(동아시안컵에서 가동한) 스리백을 이번 미국 A매치 원정에서 유럽파를 중심으로 테스트할 생각이 있습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다음 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2차례 평가전에 나설 26명을 발표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로테르담) 등 기존 주축이 예상대로 승선한 가운데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외국 태생 혼혈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아 눈길을 모았다.

홍 감독은 "지금부턴 검증 단계다.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국내파가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다만 앞으로 1년간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른다. 여러 면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번 미국 원정에선 (월드컵 본선에서 활용할) 당장의 전술 지침보다 얼마나 빠르게 공수 전환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시험해보려 한다. 아울러 동아시안컵에서 가동한 3백 역시 유럽파를 중심으로 테스트할 생각이 있다"고 귀띔했다.

현역 시절 명 수비수로 맹위를 떨친 홍 감독의 '3백 공언'에 시선이 집중됐다. 실제 동아시안컵과 견줘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인 명단 구간이 후방, 개중에서도 '센터백'이었다.

핵심 중앙 수비수인 김민재 차출은 상수(常數)다. 다만 그간 주전급으로 활약한 권경원(FC 안양) 조유민(샤르자 FC)이 낙마하고 동아시언컵에서 홍 감독의 '1차' 스리백 테스트를 통과한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변준수(광주 FC)가 다시 한 번 부름을 받았다.

유럽파 합류가 불가능했던 동아시안컵과 달리 이한범(미트윌란)까지 불러들여 센터백 가용 폭을 늘렸다. 사실상 김민재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가 경쟁 구도에 돌입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은 로스터 구성이다.

물론 김민재 앞에도 테스트가 기다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A대표팀에 복귀한 그로선 그간 손발을 맞춘 중앙 수비 파트너가 전면 교체되고 더불어 백3라는 새 옷을 경험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스리백 가동을 전제하면 현재 김민재 파트너로 유력한 선수는 단연 김주성이다. 현대축구에서 희소성이 높은 왼발잡이 센터백인 그는 올 시즌 FC 서울에서 빼어난 경기력을 뽐냈고 기량을 인정받아 이달 J리그 명문 히로시마로 이적했다. 동아시안컵에서도 준수한 내용을 보여 '월드컵 개최국' 미국·멕시코와 평가전서도 시험대에 오를 확률이 높다.

덴마크 수페르리가 강호 미트윌란에서 꾸준한 출장으로 실전 감각 문제가 없고 단단한 신체조건(190cm)에 양발잡이 이점까지 지닌 이한범과 김주성과 마찬가지로 왼발잡이이면서 레프트백까지 소화 가능한 김태현 역시 김민재와 함께 테스트받는 '그림'이 농밀히 그려진다.

홍 감독이 스리백 실험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들 모두 2번의 평가전에서 전원 기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번 시즌 광주 돌풍 주역인 변준수와 3~4선을 오갈 수 있는 다재다능한 박진섭 또한 백3 완성도 제고를 위한 모의고사에 오를 공산이 크다.

▲ 대한축구협회

세 명의 센터백과 2명의 윙백을 둬 '공격적인 수비'를 지향하는 스리백 대형은 최근 언더독 반란을 꿈꾸는 팀들의 묘책으로 중히 쓰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이다.

토트넘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0-4로 대패해 현시점 자신들의 전력 수준을 절감했다. 엿새 뒤 치른 현존 유럽 최강팀 파리 생제르맹(PSG)과 슈퍼컵 일전을 앞두고 토마스 프랑크 감독 수심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프랑크의 선택은 '백3'였다. 지난 14일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치른 PSG와 단판 승부에 3-5-2 포메이션을 꺼내들어 이목이 집중됐다.

미키 판더펜-크리스티안 로메로-케빈 단소가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최후방을 지켰고 좌우 윙백으로 제드 스펜스-페드로 포로를 배치해 유럽 축구계 왕중왕 지위를 꾀했다.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3백과 5백을 혼용한 대형은 흐비라 크바라츠헬리아, 우스만 뎀벨레 파괴력을 크게 떨어뜨렸고 실점을 최소화하는 흐름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정교한 세트피스를 앞세워 2골을 먼저 낚아 승기를 확보했다.

비록 이강인 왼발 중거리포를 위시로 한 PSG 대약진에 밀려 승부차기 혈전 끝에 우승컵을 내주긴 했지만 '적장'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토트넘이 더 잘했다. 축구란 때론 불공평한 것"이라 호평할 만큼 경기력이 출중했다. 불과 엿새 전 포백으로 맞불을 놓다 대패한 뮌헨전과는 180도 다른 내용을 뽐냈다.

맨유 역시 마찬가지다. 25일 풀럼 원정에서 1-1 무승부로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 18일 아스널과 홈 개막전에선 지난 시즌보다 일취월장한 팀 경기력을 자랑해 레드 데빌스 팬들을 기쁘게 했다.

레니 요로-마테이스 더리흐트-루크 쇼로 구축한 스리백은 상대 에이스 부카요 사카, 빅토르 요케레스 존재감을 완벽히 지워냈다. 윙백 중책을 맡은 파트리크 도르구, 디오구 달로는 공격에선 실마리 노릇을 수행했고 수비 시엔 양적 우위를 통한 안정감 확보에 크게 공헌했다.

이날 맨유는 아스널의 '압박 코너킥'에 선제 실점하고 0-1로 석패하긴 했지만 경기력 측면만 본다면 지난 시즌 EPL 2위 팀이 승점 3을 획득한 게 다소 겸연쩍을 정도로 훌륭한 팀 컨디션을 보여줬다. 전력에서 다소 열세라도 충분히 '업셋'을 꾀할 수 있는 길이 곳곳에 숨어 있단 점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 90분 일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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