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깎아주는 주택 양도세 한도 제한해야”
“주택 가격의 극심한 빈부 격차와 영끌(영혼까지 담보 잡혀 대출)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를 억제하려면 고가 주택의 투자 수익률을 낮춰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택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를 비율식에서 정액식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훈(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한국세법학회 회장은 22일 인터뷰에서 “조세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이고 보조적이지만, 부동산 공급 정책, 대출 정책과 함께 쓰면 크고 장기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부동산 세제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3년부터 서울시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나?
“세금을 올려 단기간에 집값을 잡겠다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10여 차례 그런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 다만 주택의 취득·보유·양도 단계에 적절한 세금을 부과해 투자 수익률을 조정하면 주택이 투자 자산이 아니라 거주용 재화라는 원칙을 강화할 수 있다.”
- 어떻게 해야 하나?
“고가 주택에 주는 과도한 양도세 감면 혜택은 일정한 수준으로 제한하고, 보유세는 적당한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 이렇게 보유 주택에 대한 투자 수익률 기대치를 낮추면 무리하게 빚을 내 서둘러 고가 주택을 사려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 양도세 감면 혜택을 어떻게 줄일 수 있나?
“현재 1가구 1주택 보유자는 주택 매매가격 12억원까지는 팔 때 양도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 12억원 초과 고가 주택도 10년간 거주하면 양도 차익의 80%를 과세 대상에서 빼준다. 비율 공제 방식을 택하다 보니, 예컨대 10억원에 집을 사서 10년 거주한 뒤 20억원에 판 사람이나, 50억원에 사서 100억원에 판 사람이 모두 80% 혜택을 받는다. 비싼 집에 살수록 양도세 감면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빚을 최대한 내서라도 고가 주택 한 채만 가지려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니 이 감면 방식을 비율이 아니라 금액으로 바꿔야 한다.”
- 예를 들면?
“개인이 주택을 사고팔 때 받을 수 있는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예를 들어 평생 1회에 한해 2억원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만약 양도소득세가 5억원 나오면 그중 2억원을 빼주는 형식이다. 그러면 1인당 평생 누릴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액이 정해지기 때문에 양도세 혜택을 누리려고 서둘러 빚내서 비싼 집을 사는 ‘부동산 로또’ ‘부동산 영끌’ 광풍은 줄어든다. 또 양도세 혜택을 받고자 억지로 10년씩 보유하는 방식도 줄고 매물이 더 나오게 된다.”

- 평생 양도세 감면액 2억원은 작지 않은가?
“양도소득세 세액은 세율 구간과 공제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양도 차익 5억원 이상일 때 2억원 정도가 나온다. 양도 차익 5억원에 대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게 되니 적지 않은 세금 혜택이다.”
- 이미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 반발하지 않을까?
“새 매매 계약부터 적용하면 된다.”
- 보유세는?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오도록 하려면 보유세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올려 부동산 투기를 막을 필요가 있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처럼 종합부동산세 납세 대상을 고가 주택 상위 1%로 한정한다든가, 문재인 정부 때처럼 급격하게 인상하면 징벌적 조세 정책으로 여겨 조세 저항이 심해지기 때문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 큰 흐름에서 보면 보유세는 올려서 불필요한 주택 보유를 줄이고, 취득세와 양도세는 세율을 낮춰서 거래가 활발하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세제 개편의 우선순위를 꼽는다면?
“먼저 재산세와 종부세로 나뉘어 있는 보유세를 통합하고 단순화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 복잡해 세무사마저 포기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1가구 1주택 양도세 감면 제도를 세액공제로 일원화하는 식으로 단순화해야 한다. 이후에 취득세를 조정하면 된다.”
- 다주택자 규제는?
“다주택자에 대해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넘어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다주택자라도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경우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므로 충분한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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