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서 숙청·혁명”…정상회담 앞 트럼프 ‘말폭탄’에 대통령실 ‘비상’

박성의 기자 2025. 8. 2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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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담 2시간 앞 “지금 韓과 같은 상황에서 사업 할 수 없어”
대통령실 일정 브리핑 중 트럼프 발언 접해…“상황 확인 중”
“회담 주도권 확보 차원” “李정부 왜곡해” 정치권 해석 분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지금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대한민국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반문한 뒤 이같이 적었다. 그는 "(한국 상황이)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백악관에서 새 (한국의)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전 남긴 '폭탄 발언'의 진의를 두고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상대방이 불편해할 의제를 제기해 혼선을 유도한 뒤, 협상 주도권을 쥐는 특유의 '트럼프식 협상 전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통령실이 "사실을 확인해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12·3 비상계엄 및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문제 등을 거론할 시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트럼프 돌발 발언에 대통령실 "상황 확인 중"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외교 채널을 동원한 상태다. 다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SNS에 남긴 글의 진위, 배경 등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정 브리핑 중이던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에 대해 대통령실도 인지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국내에서도 페이크뉴스(가짜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공식 계정인지 확인을 해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상황을) 확인을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대변인이 '가짜뉴스'를 의심했으나 실제 해당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계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외신 역시 관련 뉴스를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정가 역시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보수 성향의 미국 동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 SNS 게시글에 "감사하다"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대통령실뿐 아니라 국내에 머물고 있는 각료들 역시 트럼프 발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자 "일단 지금 여기 앉아 있어서 그 사실의 정확한 전문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 그 표현이 종래에 여러 번 있었던 다른 나라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는 정상회담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언사 중 어떠한 취지의 표현에 해당하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회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이재명 대통령 불신' 기류를 이미 정부가 감지하고 있었다는 전언도 나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법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안보라인 전체가 다 함께 노력해야 될 그런 문제"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개인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분야에 있는 워싱턴 라인의 많은 분들과 소통을 계속 해 왔다. 그 과정에 가장 많이 느꼈던 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워싱턴의 지도자들이 지금 민주당 정부나 대통령에 대한 상당히 왜곡된 느낌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오래전부터 받고 있었고 그에 관련해서 매우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하려고 하는 노력은 해 왔다"고도 했다.

그는 "제가 만난 워싱턴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여러 상황을 대통령실의 여러 군데 많이 전달했다"며 "관련해 안보실장이나 비서실장, 국무총리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협상 주도권 확보 차원? 트럼프 '尹 구속' 언급할까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불과 2시간여 앞두고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은 이른바 '트럼프식 협상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상치 못한 민감한 주제를 던져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 뒤 협상의 흐름을 쥐려한다는 추측이다. 이미 외신 등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지렛대로 삼아 한국에 3500억달러 규모의 구체적인 투자 패키지 요구, 미군의 주둔 비용에 대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내란 특검 수사와 윤 전 대통령 구속기소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면 대통령실도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의 합법적인 수사, 정치 문제 등을 거론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회복과 실용외교를 내세운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를 이유로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는 건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일본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어떻게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자신이 펴낸 책인)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가 그리 무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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