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탄생’ 김민솔 “시드전 낙방 후 기본기 다져…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어졌다”

주미희 2025. 8. 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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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없는 추천 선수로 출전해 KLPGA 투어 우승
18번홀 11m 이글 퍼트로 짜릿한 역전 우승
178cm의 큰 키에 250m 넘나드는 ‘장타 퀸’
시드전 통과 못해 2부서 프로 활동 시작
“스윙 개념부터 재정립…팔 힘 뺐더니 우승 나와”
“우승도 습관…국내서 우승 많이 한 뒤 美 진출”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스타 탄생’. 추천 선수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우승한 김민솔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2006년생으로 얼굴은 앳되지만 178cm의 큰 키에 탄탄한 체격을 갖춘 김민솔은 평균 250m에 달하는 장타를 날리는 대형 스타감이다.

김민솔(사진=KLPGT 제공)
지난 24일 끝난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5억 원) 마지막 세 홀서 4타를 줄이는 드라마틱한 플레이로 김민솔은 스스로 스타성을 입증했다. 16번홀(파3), 17번홀(파4) 연속 버디 후 18번홀(파5)에서 11m 이글 퍼트로 끝내기 우승을 차지한 김민솔은 ‘체급’이 다른 짜릿한 역전 우승을 연출했다.

김민솔은 2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제 이글 퍼트 넣은 것 꿈 아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챔피언 이글 퍼트는 다시 넣으라고 하면 못 넣을 것 같다”고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국대 에이스로 엘리트 코스…프로 전향 후 ‘시련’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키가 20cm 가량 컸고, 친구들보다 티샷을 50m 더 보낼 정도로 장타에 월등한 장점을 갖고 있었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2위까지 오른 그는 국내외 대회 제주지사배, 블루원배, 송암배, 전국체전 등 굵직한 대회에서 우승했고 2023년 세계아마추어 팀 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에 힘을 보탰다.

김민솔은 2022년 한국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통해 골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그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월드 스타들을 제치고 1, 2라운드 선두를 달려 주목받았다. 이듬해 국내 메이저 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공동 4위에 올랐고 지난해 5월 정규투어에선 준우승을 기록했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김민솔은 프로 전향 후 시련을 맞았다.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부진해 정규투어에 한 번에 입성하지 못했고, 드림투어(2부)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민솔은 “골프 인생에서 가장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해였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움츠려있지 않았다. 오히려 스윙 개념을 재정립하면서 기본기를 다시 다졌다.

김민솔은 “그전에는 팔로 스윙하는 경향이 있어 정확도가 떨어졌다. 팔이 몸에 ‘매달려 있는 느낌’으로 스윙을 바꿨다. 팔이 경직되지 않도록 힘을 뺀 상태에서 몸 회전이 주를 이루도록 스윙하는 방식이다. 일관성이 더 높아지고 공에 힘을 100%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성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김민솔은 올해 드림투어에서 4승을 휩쓸었다. 기세를 끌어올려 정규투어 첫 우승까지 일궈냈다.

주어진 훈련은 몇 시간이 걸리든 해내고야마는 근성을 갖춘 김민솔은 ‘모범생’에 가깝다. 가장 큰 일탈 행위를 묻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더니 “야식으로 불닭볶음면을 먹은 것?”이라고 답할 정도로 성실하다. 그런 김민솔은 “좌절을 먼저 겪어서 오히려 다행이다. 부족한 부분이 뭔지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작년의 경험을 통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김민솔의 타고난 잠재력과 기량을 아는 이들은 지난해 흐름이 주춤했던 김민솔을 걱정하지 않았다. 국가 상비군 시절 김민솔을 발굴한 이수정 와우매니지먼트그룹 상무는 “김민솔과 처음 만났을 때 ‘제2의 박인비’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린 선수가 묵직하고 집념 있게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 여자골프 역사 10년 이상을 이끌어 갈 주역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작년 말 시드전에서 낙방했을 때도 큰 선수가 되려는 담금질이라고 여겼고, 어린 나이에 좌절을 빠르게 이겨내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울컥했다는 반응 감사…감동 드리는 플레이할 것

김민솔의 11m 챔피언 이글은 올해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으로 꼽힌다. 김민솔은 “뭐에 홀린 듯 이글 퍼트가 들어갔다”며 “올해 정규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하면서 배운 것 한 가지가 ‘기다림’이었다.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16번홀부터 기회라고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렸다. 마지막 세 홀에서는 집중력이 확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김민솔은 최종 라운드 전날 밤 야디지 북을 보며 두 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처음으로 경기 전날 밤에 핀 위치를 찾아보면서 어떻게 플레이할 건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승은 제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데, 우승만 쫓아가면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저에게 남는 것도 있고 우승을 못해도 후회가 없겠다는 마음을 먹고 마지막 날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우승을 보고 울컥했다는 골프 팬들의 반응을 봤을 때 가장 감사했다. 제 플레이를 공감해주신 것 같아서 기뻤다. 앞으로 더 감동을 드리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민솔은 남은 시즌 모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시드를 얻었지만 오는 29일 개막하는 KG 레이디스 오픈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참가 신청이 마감된 상태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김민솔에게 출전 자격이 돌아가지 않았다. 김민솔은 지난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큰 기대를 안고 프로 데뷔전을 치렀으나 컷 탈락한 경험이 있다. 김민솔은 “못 나가게 돼서 저도 아쉽다. 내년에는 꼭 출전해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 설욕전을 치르겠다”고 별렀다.

마지막으로 김민솔은 “올해 욕심내지 않고 정규투어에서 많이 경험하고 더 성장할 것”이라며 “우승도 습관이라는 말이 있듯 KLPGA 투어에서 우승을 많이 해 성공하는 습관을 기른 뒤 LPGA 투어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김민솔(사진=KLPGT 제공)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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