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까지 등판…마운드 불안에도 잘 달려가는 NC

NC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34)은 지난 24일 창원 롯데전에서 8회말 네 번째 타석을 마친 뒤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4-17로 뒤지던 9회초 2사 1루였다.
이날 선발 투수 이준혁이 1.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와 불펜 투수를 5명이나 소모한 NC는 앞서 22~23일에도 총 8명의 불펜 투수를 쏟아부은 터였다. 상대에게 이미 승부가 기운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외국인 타자에게 맡겼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46홈런을 친 리그 홈런왕 출신이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이날 시즌 24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산 6차례 등판해 6.1이닝 투구 기록이 있는 데이비슨은 어린 불펜 투수들을 위해 등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데이비슨은 롯데 황성빈에게 직구 2개를 연거푸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자가 비상시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러나 KBO리그가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이래, 외국인 타자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NC의 현실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NC는 올시즌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승(5패)으로 리그 다승 3위인 라일리 톰슨이 있지만 나머지 선발진이 빈약하다.
로건 앨런은 6승10패, 신민혁은 5승(3패)에 그치고 있다. 상무에서 전역해 합류한다던 구창모가 다시 부상으로 멈춰서면서 NC는 김녹원, 목지훈 등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젊은 투수들을 앞세워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럼에도 치고 올라와 가을야구 경쟁에 합류했다. 25일 현재 6위 NC는 공동 4위인 롯데·KT에 1경기 차, 3위 SSG에 1.5경기 차 뒤져 있다.
올시즌 초반 홈구장 구조물 추락사고 여파로 떠돌이 생활을 했던 NC는 7월을 마칠 때만 해도 8위였다. 그러나 8월 월간 승률 0.556(2위)으로 롯데, KIA 등이 부진한 틈에 중위권으로 밀고 들어왔다.
마운드의 불안감을 타격으로 메웠다. 8월 월간 타율이 0.270으로 중위권을 기록 중인 NC는 이 기간 득점권 타율은 0.287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NC가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에 나간 것은 2023년이다. 사령탑은 이호준 감독으로 바뀌었지만, 선수들의 가을야구 추억은 아직 살아 있다. 한번 분위기를 탄 이상 NC도 시즌 끝까지 가을야구 티켓을 위해 싸울 예정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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