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마이크’ 잡으면 누구든 무대 위 주인공
누구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공연이 있다. 관중 앞에 걸어나가 마이크를 쥐기만 하면 된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밤 열리는 ‘여기마이크’의 무대에는 어떤 단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20일 창원 의창구 카페 ‘어라운드텐’에서 ‘여기마이크’ 공연 참가자 이만수씨가 핸드팬을 연주하고 있다.
이날로 12회차를 맞은 여기마이크 무대는 지역의 일반 시민들과 인디 음악인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음원을 내 본 경험이 없어도, 공연 자체가 아예 처음이라도 괜찮다. 모인 관객들과 음악을 같이 즐기고 싶다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유명세나 경력, 장르, 모든 게 무용한 여기마이크에서는 공연을 하는 이와 보는 이가 한데 어우러져 함께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앙코르곡은 없나요?”, “자작곡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같은 작은 요청들이 객석과 무대를 오갔다.
이날 여기마이크에서는 전자음악을 선보이는 ‘ctrlcv’, 핸드팬을 연주하는 ‘이만수’ 그리고 기타 연주와 노래를 준비한 ‘제이루크(J.Luke)’ 세 명의 참가자가 무대를 꾸몄다. 그저 관중과 호흡할 기회를 위해 온 일반인도, ‘부캐’용 예명을 하나 더 만들어 참여한 음악인도 있었다. 매회 3~4팀의 무대로 꾸려지는 이 소규모 음악회는 팀당 15분에서 20분 정도 공연한다.
한두 달 전부터 여기마이크 공연을 관객으로 지켜보다 함께 공연에 서고 싶어 참석했다는 제이루크(27)씨는 자신을 “무대를 찾아온 사람”이라 소개했다.
그는 “이전에도 버스킹을 해본 적이 있는데 부산이나 진주 등 다른 지역에는 라이브 카페들도 활성화돼 있지만 창원에는 그런 무대가 잘 없었다. 괜스레 타지에서 음악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주눅이 들기도 했었는데, 이런 자리를 알게 돼 공연을 관람하고 무대 참가 신청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이자 사회를 맡았던 이만수(34)씨는 “주변을 둘러보면 혼자서 기타를 치거나 곡을 쓰는 분들이 많이 숨어있다. 자신감이 없어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어차피 모두가 초심자나 마찬가지니 그런 분들이 세상 밖으로 편하게 나올 기회가 된다는 게 의미가 큰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공연을 기획한 이승철 예종 대표는 “새롭게 시작하려는 뮤지션들에게는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기존 공연 레퍼토리를 갖고 있던 뮤지션들에게는 색다른 시도를 선보이고 마음 편히 피드백을 받을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오픈마이크 공연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마이크가 수요일 밤에 열리는 이유도, 보통 금요일과 주말은 뮤지션들의 행사 참여 일정이 많기 때문이다. 최대한 다양한 이들이 올 수 있도록 일정을 맞춘 것”이라 밝혔다.
한 발 뻗기만 한다면 누구나 설 수 있는 여기마이크의 무대는 앞으로도 매달 열려 있을 예정이다. 일정 확인 및 참여 신청은 여기마이크 인스타그램 계정(@here_m.i.c)으로 하면 된다.
글·사진= 장유진 기자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