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단통법 폐지 한달… 소비자 혜택 없고 꼼수 영업 부활

김지원 2025. 8. 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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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폰·지원금 문구 내건 판매점
사실상 요금제·카드 발급 조건부
‘중고폰 선보상’ 마케팅 재등장도

지난달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단말기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소비자 체감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화성시내 한 휴대폰 매장 앞 단통법 폐지 안내 문구. 2025.8.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빈 수레가 요란했다. 단통법이 폐지됐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없었다. 기대했던 ‘반값폰’은 없고 우려했던 부작용만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경기도 내 통신업계 현장은 조용했다. 일부 판매점은 고가의 지원금을 내걸며 단통법 폐지를 대대적으로 광고했음에도 고객들의 발길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고, 홍보를 자제했던 이동통신 3사의 직영점과 대리점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담을 이어갔다.

25일 오전 성지라 불리는 수원역 인근. 주변의 휴대폰 판매점들은 ‘공짜폰 부활’·‘100만원 지원금’ 등의 문구를 내걸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각종 조건이 뒤따랐다. 11만~13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최소 6개월 이상 유지하거나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아 일정 기간 정해진 금액을 사용해야 해서다. 사실상 요금제와 카드 실적에 분산돼 납부하는 구조로 단통법 폐지 이전부터 제기됐던 ‘비용 전가’ 우려가 현실이 됐다.

단통법 폐지는 소비자 체감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폐지 전부터 지적됐던 변칙 영업만 다시 불러오는 모양새다. 사진은 화성시내 한 휴대폰 매장 앞 단통법 폐지 안내 문구. 2025.8.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보조금 상한제와 공시 의무가 없어져 단통법 폐지 효과가 체감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동통신 3사의 비출혈 경쟁으로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출혈 경쟁을 우려해 TF(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려 유통 현장을 감시하겠다고 했지만 설레발에 그쳤다.

이날 오후 찾은 도내 KT와 LG유플러스 매장도 공시지원금 폐지 전 40만원에서 현재 50만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 외엔 달라진 게 없다는 분위기다. SK텔레콤(SKT) 유심 해킹 사태 당시 이탈 고객을 흡수하던 때와 비교된다. SKT는 앞선 두 회사보다 다소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통사의 경우 특정 폰 기종 외에 본사 차원의 할인행사가 없고, 판매 대수당 수수료를 받는 판매점과 비교해 이통사 직영 대리점은 그러한 수익구조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결국 단통법 폐지는 소비자 체감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폐지 전부터 지적됐던 변칙 영업만 다시 불러오는 모양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지난 2015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로 사라졌던 ‘중고폰 선보상제’와 유사한 영업 방식까지 등장했다.

중고폰 선보상제란 구매한 핸드폰을 일정 기간 사용 후 반납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위약금이나 불리한 조건이 뒤따르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 속에 중단됐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갤럭시 Z폴드7 등 일부 신형 모델을 대상으로 2년 뒤 반납 시 출고가의 절반을 지원해주겠다는 마케팅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도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지원금 규모가 다소 확대된 것은 맞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만큼 이통3사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신형 단말기 출시 등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눈에 띄는 할인 행사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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