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침묵’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제도 개선을”

목은수 2025. 8. 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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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쉽게 못 옮겨, 폭력 피해 노출
인권침해시 가능하나 입증 어려워
‘출국 강제’ 출입국법, 미등록 양산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이주노동자가 자유롭게 일터를 옮길 수 있도록 사업장 변경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용인시의 한 사업장에서 여성 이주노동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40대 한국인 직원(6월19일 인터넷 보도)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이주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일터를 옮길 수 있도록 사업장 변경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설일영 판사 심리로 최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5월 19일 용인의 한 양계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20대 여성 B씨와 함께 일하던 중, 손과 발로 B씨의 얼굴과 몸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선고는 오는 28일 내려진다.

이처럼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폭행을 당하는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전남 영양군의 돼지농장에서 네팔 국적의 20대 남성 노동자를 상습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 농장주에게 징역 2년에 벌금 100만원이, 네팔 국적 관리자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폭언과 폭행을 지속한 혐의를 받았으며,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 2월 극단적 선택을 하며 사건이 알려졌다.

이주노동자들이 폭력을 견뎌야 하는 구조의 핵심에는 ‘사업장 변경 제한’이라는 제도가 있다. 현행 외국인고용법은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더라도 최초 3년간 3회, 재고용 시 1년 10개월 동안 2회로 제한된다. 정부는 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횟수 제한 없이 변경이 가능하다고 안내하지만, 피해자가 이를 입증해야 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일하는 외국인에 대한 통합지원 로드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제도 개선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출입국관리법 제21조도 함께 손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당 조항은 사업장 변경 신청 기한(계약 종료 후 1개월, 변경 신청은 3개월 이내)을 넘길 경우 출국을 강제하고 있어,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미등록 체류자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변경 기한을 넘긴 이주노동자는 7만명을 넘어섰다.

이영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장은 “기한을 넘겼다고 바로 체류 자격을 박탈하는 대신, 과태료 부과 등 유연한 방식으로 구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고용센터를 통한 알선 방식에서 벗어나, 이주노동자가 구직 사이트 등을 통해 임금과 조건을 비교하고 스스로 사업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가제도 개편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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