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도 활용도 못해… ‘학교 전기차 충전기’ 찬밥

김형욱 2025. 8. 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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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부모 안전 우려, 철거 요구
법제처 해석으로 ‘제외 조례’ 추진
사용률 저조… 주민 개방도 어려워

경기도내 학교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이 이용 저조와 안전 문제 이유로 애물단지로 전락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25일 수원시내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2025.8.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 학교의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최근 정부 해석으로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대상에서 제외되면서다. 몇몇 학부모들이 안전상 이유로 철거를 요구해왔는데, 막상 철거하자니 예산이 이중으로 소요돼 철거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2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128개교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됐다.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주차대수가 50대 이상인 학교는 전기차 충전 전용주차 공간과 충전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에 도내 850개교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최근 법제처 해석으로 전환됐다. 전기차 화재를 우려한 학부모 민원을 받은 도교육청은 안전 문제 등으로 학교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유치원 및 학교를 제외하는 내용을 시도 조례로 규정할 수 있는지를 지난 달 법제처에 질의했다. 법제처는 지난 20일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냈다.

그러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학교 현장을 고려한 법제처의 해석을 높이 평가하며, 관련 조례안도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도의회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법제처의 해석을 반겼다.

문제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돼 있는 학교들이다. 이미 설치된 시설을 철거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률이 저조한 시설이 많은데, 사용을 독려하기도 눈치가 보인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경기도내 학교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이 이용 저조와 안전 문제 이유로 애물단지로 전락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25일 수원시내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2025.8.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실제 화성의 A 초등학교에서는 2023년 3월 전기차 충전시설 1대가 설치됐지만,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마련된 학교 입장에서는 해당 시설 활용을 두고 고민이 많다. 주민들에게 시설을 개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되면 학교에 외부인이 상시로 출입하게 돼 아이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학교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보유한 도내 B 고등학교 관계자는 “교직원 1명만 학교 충전시설을 쓰는 정도로 전기차 충전시설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며 “그렇지 않아도 학생들의 안전 문제로 외부인들 통제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전기차 충전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한다면 그에 따른 안전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충전시설을 가지고 있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시설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석훈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 3)은 유치원과 학교를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긴 ‘경기도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보급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인데 이번 법제처의 해석으로 조례 개정 추진이 더 힘을 받게 됐다.

/김형욱 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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