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잡이 배 잇단 구역 침범···뿔난 어민들 직접 나선다

김귀임 기자 2025. 8. 2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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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발 끊기고 선박 충돌까지 안전 '위협'
어민들 '노조 출범' 선포
울산 북구 강동 해안 일대에서 어민의 빨간 색 자망 깃발이 멸치잡이 배인 권현망 선박에 끌려가고 있다. 북구 어촌계 제공

울산 북구 강동 해안 일대 어민들이 외지에서 몰려드는 멸치잡이 배로 인한 통발 파손, 구역 침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어민들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어도 수협과 행정 차원에서 해결될 기미가 없다며 대응을 위한 울산어민노동조합 설립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2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멸치 성어기를 맞아 최근 북구 강동과 정자 해안 인근에서 경남·부산권 소속 멸치 조업 선박인 '기선권현망' 조업 활동이 활발하다. 기선권현망 선박은 어탐선이 멸치를 탐지하고, 2개의 어선이 양쪽에 매단 어구를 끌어 고기를 잡는 등 통상 4~5척이 한팀이 돼 움직인다.

통상 기선권현망 선박의 작업 시간대는 새벽이다. 멸치 어장이 여수 해협과 울산 방어진 사이의 남해안 연안에 포진돼 있어 주로 경남·부산권 선박이 방어진항으로 입항해 동구~북구 연안 일대를 누빈다.

하지만 울산지역 어업인들은 반복되는 경제적인 손실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외부 권현망 선박이 조업 활동을 하면서 지역 어민들이 미리 설치한 통발, 자망 등의 어구들을 절단하거나 끌고 가버리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또 규모가 큰 멸치잡이 배가 어촌계 구역 내로 접근하다 소규모 어선을 충돌하는 일도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북구 강동 일대 어촌계에 따르면 올해에만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설치됐던 자망 500만원어치, 통발은 최대 800만원어치가 분실되거나 파손됐다.

화암어촌계 한 관계자는 "권현망 선박으로 어민들이 더 이상 개인적으로 피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울산시의 해오름감시선이 제대로 나서줬으면 한다. 어민들은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다.
 
울산 북구 일대서 활동 중인 권현망 선박 모습. 북구 어촌계 제공

이들은 올해 3월 울산해양경찰서에도 관련 피해로 사건을 접수했지만 지난 5월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행정에서도 계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울산시와 북구 관계자는 "매주 화요일 해오름감시선이 북구 연안 일대도 함께 단속하고 있다"며 "행정에서는 어업 미허가 등 불법 어업을 했을 경우 단속이 주된 업무다. 분쟁에 대해서는 민사가 엮여 있어 관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 어업인들은 해경과 행정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자 직접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북구 연안 일대 어촌계를 중심으로 다음달 15일 울산어민노동조합을 출범할 계획이다.

북구의 한 어촌계 관계자는 "얼마 전엔 선박 충돌으로 어민 안전사고 우려까지 나왔는데도 울산수협을 포함해 행정과 경찰 등 아무도 원인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며 "안전하고 공정한 조업 환경을 보장받을 권리와 지속 가능한 어업 공동체를 위해 어민들이 직접 노조 활동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