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디지털 성범죄'…체계 정비·예산 확충 시급
피해자 대부분 아동·청소년들
실태 조사 등 기초 데이터 부족
교육 확대 위한 실질 지원 강조
좌장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인천에서 아동·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성착취물 삭제 지원을 넘어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체계 정비와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인천시의회·인천시정연구네트워크 정책 토론 한마당' 첫날인 25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김미선 인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아동·청소년은 피해 인지가 늦고 반복 피해 위험도 크다. 성착취물 삭제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예방과 피해 지원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조직을 분리하고, 시교육청·경찰 등 관계 기관과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인천은 관련 실태 조사 등 기초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기적 조사·분석을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고 제도 정비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n번방' 사건 당시 피해자는 73명이었고, 올해 발생한 '목사방' 사건 피해자는 23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부분이 아동·청소년이었다.
2021년 6월 문을 연 인천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지난 4년간 지원한 피해자 953명 가운데 10대는 356명(37.3%)이며, 이 중 129명(39.1%)은 온라인 그루밍(길들이기)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이 가해자인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다. 앞서 경찰청은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에서 10대 가해자 비율이 2021년 65.4%에서 2023년 75.8%로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자들은 예방 교육과 예산·인력 확보 필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조일육 시교육청 장학관은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그루밍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이지만 예산이 부족해 전체 260여개 학교 중 25곳에서만 운영되는 수준"이라며 "교육 확대를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동 디지털 성범죄는 겉으론 자발적 유포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회유와 죄책감 유도 등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예방 교육도 단순한 처벌 위협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성착취 감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부평구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인천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인건비 중 국비 지원은 6%에 불과해 사실상 인천시 재정에 의존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센터 인력 6명으로는 피해 지원과 교육을 병행하기 어렵다. 교육 전담 인력을 별도로 편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유경희(더불어민주당·부평구2) 문화복지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제도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례·예산을 마련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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