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티켓 80장 소방관 전달, 선의인가 청탁인가

홍준기 기자 2025. 8. 2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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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사, 6월 A 소방경에 전달
시가 '1000여만원 상당' 파악
“공무원 가족 초청 의도” 밝혀
당시 교통통제 경찰은 안 받아

업계 “선의 차원 제공 됐을듯
청탁금지법 저촉 여부 따져야”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 사진. / 연합뉴스

인천의 모 소방관이 1000만원 상당의 티켓을 받은 사실과 관련해, 공연기획사가 행사 날 도움을 준 공직자에게 티켓을 전해주는 것이 선의인지 청탁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월 인천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Summer Swag 2025 흠뻑쇼'를 기획한 공연기획사가 티켓 80장을 현직 소방관에게 전달했다.

공연업계는 전달된 80장의 티켓을 두고, 공연기획사가 행사 당시 소방시설 점검, 안전요원 배치 등 도움을 준 소방서에 '감사의 의미'를 표시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이를 인지한 인천소방본부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판단 후 서부소방서 소속 A 소방경을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소방공무원 가족 초청 의도로 전달한 것"이라는 짧은 입장만 전했다.

소방본부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고, 당시 교통 통제를 담당했던 인천 서부경찰서도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자체적으로 확인했지만, 티켓을 수수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흠뻑쇼'는 시원한 물놀이와 다양한 볼거리로 매해 '티켓팅 전쟁'을 일으키는 명실상부한 여름 대표 콘서트다.

티켓 가격은 위치에 따라 최저 17만5000원에서 최고 18만5000원에 판매돼, A씨가 제공 받은 티켓은 1000여만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된다.

청탁금지법 제8조는 공직자가 1회에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을 '청탁'으로 보는 게 맞는지에 대해선 공연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방관이 혼자서 티켓을 독차지한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만, 일반적으로 공연 기획사랑 소방서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보긴 어렵지 않나"라며 "선의 차원에서 제공된 것일 텐데, 이번 사안도 청탁금지법에 저촉되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공연은 초대권이 발행될 수밖에 없다"라며 "내부 규정에 따라 초대권을 나눠줬겠지만, 그 대상이 공직자일 땐 청탁금지법에 위반되는지 등 면밀하게 살펴봤어야 한다"라고 짚었다.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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