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있는 협력업체는 일감 끊긴다? ‘노란봉투법 괴담’ 팩트체크

박태우 기자 2025. 8. 25. 19: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국회 통과 이후에도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겨냥한 보수언론과 경영계를 중심으로 한 비판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두 회사가 하청노동자들의 노조법상 사용자라고 본 뒤, 하청노조 조합원 소속 하청업체를 폐업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보수언론엔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노동자도 노란봉투법으로 노조에 가입하고 파업하게 된다란 주장도 실린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진보당, 사회민주당 의원 및 당원들이 24일 국회 본청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국회 통과 이후에도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겨냥한 보수언론과 경영계를 중심으로 한 비판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상당수 비판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괴담’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대표 사례를 살폈다.

삼성전자 하청노조가 ‘원청 책임’ 요구한 이유

삼성전자 협력사 ‘이앤에스’ 노조 사례는 보수언론의 단골 소재다. 노란봉투법으로 이앤에스 노조와 같은 하청노조가 삼성전자와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란 주장이다. 이앤에스 노조가 과거 원청 삼성전자에 임금체불 해결을 요구해온 사실을 문제 삼은 것이다.

사실은 이렇다. 이앤에스 노조가 삼성전자에 임금체불 해결을 요구한 건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 계기였다. 이 판결로 이앤에스 노동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더 받아야 했지만 회사 쪽은 어렵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주는 도급비로는 감당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이 문제는 삼성전자가 도급비를 인상하면서 풀렸다. 이런 점에서 ‘이앤에스 사례’는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가깝다. 하청 노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책임 있는 원청이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노조 있는 협력업체는 일감 끊긴다?

노조 있는 협력사엔 일감을 주지 않게 되고 협력사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6단체가 내세우는 대표적 노란봉투법 반대 논리다.

노조가 있다는 이유로 하청업체에 일감을 주지 않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개정 이전 노조법에서도 그리 정하고 있다. 일감을 매개로 한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 제약이기 때문이다. 조현주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대법원은 15년 전부터 원청기업이 하청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이유로 하청업체를 폐업시키는 등 거래를 단절하는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해왔다”고 말했다. 경영계 주장 자체가 법 위반에 해당하거나 법 위반을 부추긴다는 취지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전자서비스가 2010년과 2021년 각각 유사한 이유로 부당노동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대법원은 두 회사가 하청노동자들의 노조법상 사용자라고 본 뒤, 하청노조 조합원 소속 하청업체를 폐업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플랫폼노동자 단체교섭권은 이미 보장

보수언론엔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노동자도 노란봉투법으로 노조에 가입하고 파업하게 된다란 주장도 실린다. ‘노동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기존 노조법 조항이 삭제된 점을 들어 나오는 주장이다.

실제론 택배기사, 자동차 판매 영업사원, 정수기 방문점검원, 배달 라이더, 대리 기사 등은 이미 노조를 만들거나 노조 활동을 하고 있다. 2018년 대법원이 노조법상 노동자 판단 기준을 확대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노조법상 노동자성이 이미 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두섭 변호사(법무법인 여는)는 “기업이나 정부가 산별노동조합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사람이 가입됐다는 점을 문제 삼아 노조의 지위 자체를 부정하려는 시비를 없애기 위해 해당 조항이 삭제된 것”이라며 “특고·플랫폼노동자들은 이미 노조에 가입하고 단체교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