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하청노조 ‘노봉법 교섭’ 둑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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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원청 나와라."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5일 원청인 현대제철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짜 사장 현대제철은 비정규직과 교섭하라"며 원청인 현대제철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하청노조의 소송 또는 교섭 요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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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벌써 직접협상 요구
삼성·SK하이닉스 등 사정권
재계 “교섭 봇물 우려 현실로”

“대기업 원청 나와라.”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5일 원청인 현대제철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로 다음날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아직 6개월이나 남았지만, 하청업체 노조들은 대기업을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네이버, HD현대, 한화오션 등이 이미 사정권에 들어갔다.
이 법안은 하청업체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안전과 같이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의제와 관련해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원청 사용자의 범위가 모호해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업체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이 법은 6개월 간의 노사 의견을 수렴하는 태스크포스(TF) 검토를 거쳐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그럼에도 하청업체들은 벌써부터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기업들이 우려했던 대혼란이 시작됐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짜 사장 현대제철은 비정규직과 교섭하라”며 원청인 현대제철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되는 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복지제도, 가짜 사장 뒤에 숨은 채 하청업체의 계약, 재계약, 폐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죽음의 외주화’라는 날선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현대제철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하청노조의 소송 또는 교섭 요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네이버 산하 6개 자회사 노조의 경우 원청인 네이버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집회를 27일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앞에서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이앤에스 노조는 통상임금 지급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던 중 지난 6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가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조선소 사업장 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달 HD현대·한화오션 등 원청에 공동 교섭을 촉구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관계사인 SK에코플랜트가 짓고 있는 청주 공장과 관련, SK에코플랜트 협력사에서 해고된 노조원들로부터 부당해고를 해결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하청업체 비율이 높은 건설·유통·택배업계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정부에 입법 보완을 요구하고 있지만,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제대로 된 목소리가 반영될지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해고자 복직부터 인수·합병(M&A), 영업 양수·양도 등 주요 경영상의 결정까지 교섭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만큼, 보완책을 마련한다 해도 기업 경쟁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M&A 등)경영자 고유의 권한에 대해서도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이 안된다”며 “노조도 알권리가 있는 만큼 (구조조정 등)직접적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임재섭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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