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필] 기후 위기 시대, 인천교육이 여는 미래

도성훈 2025. 8. 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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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폭우가 이어지는 올여름은 기후 위기 시대를 다시금 절실히 체감하게 한다. 지난 8월 초 '입추'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무더위는 계절의 변화를 잊게 만들며, 동시에 우리가 당면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계절의 변화를 달력으로 확인했지만, 이제는 몸으로 겪는 이상기후가 그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기후의 불안정성은 곧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의 조건을 바꿔놓고 있다.

얼마 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열린 제15차 람사르 총회에 참석했다. 172개국 대표가 모인 그 자리에서,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해 온 습지 교육 사례를 발표했다. 습지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공간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것을 공교육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례는 드물다. 인천만의 해양 특화교육인 바다학교, 학교 연못과 논 습지 교육, 홍콩, 몽골, 일본 등과 추진해 온 습지 교육 국제교류 등 아이들이 습지와 더불어 배우고 탐구할 수 있도록 해 온 과정을 국제사회에 소개한 것이다. 더 나아가 한강하구와 북한 영천·배천 습지를 공동의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 '에코피스(Eco-Peace)'의 교육적 기반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환경과 평화, 두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서 공교육의 역할을 고민한 것이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일은 학교에서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 교육청 차원에서 처음으로 ESG 경영을 선포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ISO 국제 인증을 앞두고 있다. 아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더 늦기 전에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65개 학교에 조성된 학교 숲 사업에 더해 새롭게 시도한 숲속 학교 사업까지 교육 환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 자연과 함께 배우고,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터전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큰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교육 철학이 인천교육이 추진하는 '읽걷쓰' 교육이다. 학생들이 즐겁게 읽고, 사유하며 걷고, 생각을 정리해 쓰는 과정을 통해 능동적 배움이 시작된다. 여기에 AI 활용 역량을 결합하면,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을 지켜내면서도 미래 사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7만5천 명의 저자가 나오고, 4천600여 권의 책을 펴낸 성과는, 읽걷쓰 교육이 살아있는 실천임을 보여준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자들과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사유했던 '리케이온', 그리고 선비들이 정자에서 자연을 벗 삼아 토론하던 문화는 모두 걷기와 성찰의 힘을 증언한다. 오늘날 우리 학교 숲은 미래 세대가 함께 사유하고 성찰하며 인간다움을 키워내는 '현대의 리케이온'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개장한 인화여고의 학교 숲 또한 그러한 철학적 공간이자, 즐겁게 배우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학생들에게 새로운 배움의 길을 열어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지금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더욱 분명한 방향을 가져야 한다. 지속 가능성, 평화와 공존, 나다움과 인간다움이라는 가치를 지키는 일은 교육의 사명이다. 인천교육은 읽걷쓰 교육을 기반으로 우리 아이들이 능동성과 활용성을 갖춘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고자 한다. 숲과 습지에서 배우며, 인천을 품고 세계와 호흡하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미래를 열어갈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겠다.

다가오는 계절이 조금 늦게 찾아오더라도, 우리 교육이 심은 작은 씨앗들이 자라나 아이들의 삶 속에서 단단한 숲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그리고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라 믿는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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