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원전 회귀 중…반대 의견 내기 점점 어려워져”

최우리 기자 2025. 8. 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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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취재 30년’ 아오키 미키 일본 기자
아오키 미키 일본 프리랜서 기자. 1997년 홋카이타임스 입사 후 홋카이도신문사, 전국 일간지 등을 거치며 약 30년 동안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현장 취재했고 현재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본인 제공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참사 이후 원전 반대 목소리를 내기가 쉬워졌지만, 사고 발생 14년5개월이 지난 지금은 다시 반대 의견을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다고 느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원전 폭발 참사부터 28년간 일본 원전 취재를 하고 있는 아오키 미키(사진) 기자는 이달 초 서면 인터뷰를 통해 현재 일본 사회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후쿠시마원전 폭발이라는 미증유의 사고 직후 당시 일본 민주당 정부는 ‘원전 제로’ 정책을 추진했으나, 2012년 말 정권을 탈환한 자민당의 아베 신조 정부는 기존 원전 재가동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에너지 위기 등을 계기로 원전 회귀까지 나아갔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마련했던 ‘원전 가동 기한 40년’ 원칙을 2023년 6월 사실상 허물어 60년을 초과해서까지 운영하도록 허용했다. 올해 2월 ‘에너지 기본계획’을 개정해 원전이 전체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22년 기준 5.5%에서 2040년까지 2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원전 비중이 32.5%에 달한다.

아오키 기자는 “원전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활발하게 퍼지고 있다. 후쿠시마 참사 후 오염 실태에 따른 건강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기사가 게재되는 것이 불발된 사례가 있다. 탈원전을 지지하는 한 자민당 의원은 공개적으로 말을 못 하고 있다. 일본 최대 경제인 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간부는 나에게 ‘일본은 원전이 없어 쇠퇴했다’고도 하더라”며 원전 안전 신화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SNS서 ‘원전 안전’ 주장 활발해지고
‘건강 피해 상황’ 보도 직전 불발도
비슷한 과제 가진 한일 교류 늘려야”

올해 4월 한국어로 번역·출판된 책 ‘일본은 왜 원전을 멈추지 않는가’를 쓴 아오키 기자는 아버지가 원자력 연구자였다. 아버지의 제자들이 피폭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등 원전의 민낯을 가까이 보아서였을까. 원전 취재를 30년 가까이 놓지 못하고 있다. 그는 홋카이타임스, 홋카이도신문, 전국 일간지 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기자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당시 50만명이 넘는 분들이 피난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보도가 부족했다’는 반성을 했다. 상사(데스크)로부터 ‘언제까지 피난민을 취재할 것이냐’는 말을 들어도 계속 취재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프리랜서 기자로서 휴일에도 취재를 계속하는 이유가 그 생각 때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도쿄 등 수도권에 많은 인구가 모여 살지만 수도권 등 대도시 에너지 자급률이 매우 낮은 일본에서도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그는 소통이 잘 안 되는 원인으로 일부 기득권 세력의 통제를 꼽았다.

“기존 원전 재가동은 수용하지만 신규 건설은 부정한다는 입장의 정치인이 있는 반면, 모든 원전을 찬성하는 정치인도 있다. 나는 이를 두고 원전 사고로 인한 피해 실태를 이들이 잘 몰라서라고 생각한다”며 “원자력으로 이득을 보는 일부 기득권 세력이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20년 11월17일 아오키 미키 기자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취재하고 있다. 본인 제공

그는 또 원전이 건설·운영되어도 지역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교부금이나 익명 기부 형식으로 개발 이익이 지급되는 듯하지만, 일시적 혜택일 뿐이다. 결국 마을은 쇠퇴하고 새로운 원전을 유치해서 이를 극복하려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오키 기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기존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기술, 송전망 등 새로운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형 에너지, 농업과 상생하는 영농형 태양광, 해상 풍력 발전 등 일본에서도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비슷한 과제를 받아든 한일 교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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