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복지카드 안 가져왔어요”…몽골 학생이 거짓말 하고 버스 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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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친구랑 있을 때는 기사님에게 '교통복지카드를 안 가져왔다'고 거짓말하고 공짜로 버스에 타기도 한대요. 혼자 있을 때는 카드(선불식 교통카드)로 내고요."
지난달 말, ㄱ씨는 '8월부터 제주도의 13~18살 청소년은 모든 노선버스를 시간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학교 안내를 받은 뒤, 온라인으로 제주교통복지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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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친구랑 있을 때는 기사님에게 ‘교통복지카드를 안 가져왔다’고 거짓말하고 공짜로 버스에 타기도 한대요. 혼자 있을 때는 카드(선불식 교통카드)로 내고요.”
8년 전 몽골에서 제주도로 이주한 여성 ㄱ씨는 25일 한겨레에 “외국인이 별로 없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자기만 교통복지카드가 없는 걸 부끄러워해서 친구들 앞에서는 일반 카드를 안 찍으려 한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가족에게 변화는 갑자기 찾아왔다. 지난달 말, ㄱ씨는 ‘8월부터 제주도의 13~18살 청소년은 모든 노선버스를 시간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학교 안내를 받은 뒤, 온라인으로 제주교통복지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했다. 지난 1월부터 무료로 버스를 타고 있는 12살 이하 어린이처럼 버스요금을 면제받으려면 제주교통복지카드를 버스 단말기에 찍어야 한다.
하지만 ㄱ씨는 아들의 카드를 발급받지 못했다.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청소년 대중교통 무료 정책’ 대상은 조례에 따라 제주도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청소년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제주에 살더라도, 학교 밖 청소년을 포함해 약 4만2천명의 청소년이 누리는 혜택을 외국인등록 청소년은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외국인등록을 한 청소년이 주민등록을 하려면 귀화 절차를 거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친구들과 다른 디자인의 교통카드를 써야 하고, 돈을 내고 버스를 타야 하는 외국인 중고등학생은 차별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구조다.
외국인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도 커졌다. 지금까지는 제주도교육청이 집에서 1.5㎞ 이상 떨어진 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이면 외국인이든 도민이든 상관없이 등하교 시간대 교통비를 지원해왔는데, 이 사업이 대중교통 무료 정책에 통합된 탓이다.
아들이 매일 제주시 집에서 서귀포시 학교까지 30㎞를 오가는 ㄱ씨는 당장 생활비가 늘었다고 했다. 그는 “혼자서 한달에 150만원을 버는 제게는 아들 통학비로 한 학기에 30만원가량씩 나오는 지원금이 큰 도움이 됐다”며 “이달부터는 아들이 매일 하루 5천원의 버스비를 내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청소년 대상 보편적 교통복지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보고,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음달 도의회에 조례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며 “(버스요금 면제 대상에) ‘외국인등록 후 제주도에 체류지 신고를 마친 19살 미만 외국인’을 신설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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