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 학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부산의 학령인구는 29만 3544명이다. 규모가 비슷한 인천(303만 명)은 학령인구가 30만 6592명으로 부산보다 4% 많다. 그러나 학교 수는 반대다. 부산이 617개로 인천(535개)보다 15% 더 많다. 부산이 인천보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학교가 많다는 뜻이다.
작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분명하다. 학년에 한 학급뿐이면 또래 관계 형성이 제한되고, 친구 관계가 틀어졌을 때 대안이 거의 없다. 이로 인해 낙인이나 따돌림이 발생하면 장기간 같은 관계에 묶이게 되며,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기조차 어렵다.
교사 수 부족도 문제다. 교원은 학생 수에 따라 배치되지만 체육대회·시험·졸업식 등 기본 행사는 규모와 관계없이 똑같이 진행된다. 소규모 학교 교사들은 행정 업무가 과중해 수업 준비 시간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학생 수가 적으면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기대와 거리가 멀어진다.
고등학교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소규모 학교를 기피한다. 과거 근무한 중학교에서는 일부 학생이 한 학년 60명 남짓의 인근 고등학교에 배정되자 눈물을 보이는 일이 잦았다. 모집단이 작아 내신 등급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는 이를 피하려 주소지를 경남으로 옮겨 양산 신도시의 대규모 학교로 진학하기도 했다. 대학 입시에서 내신이 중요한 만큼, 학생 수 규모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이 때문에 부산 학생들은 인천 등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더디다. 가장 큰 이유는 지역사회의 반발이다. 폐교가 공동체 약화를 초래한다는 우려는 일면 타당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학교는 학생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부산의 많은 학교는 열악한 조건에 놓여 있으며, 이를 개선하려면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통학 거리가 조금 늘어나더라도 인근 학교와의 통합은 충분히 가능하다. 작은 학교를 고집하다 모두 쇠퇴하는 것보다는 적정 규모로 묶어 경쟁력을 높이는 편이 낫다. 이는 입시 불리함을 이유로 학생과 학부모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추가 유출을 막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학교는 학생을 위한 공간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도 교육 환경의 질을 우선하는 선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