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스토커 재범감지…문자만해도 자동신고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5. 8.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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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
연이은 연인간 살인 사건에
경찰 적극 개입으로 대전환
가해자·피해자 정보 통합분석
AI가 범죄 위험성 감지·경고
접근금지 가해자 접촉 시도땐
경찰에 알림오는 감시 앱 개발

지난 5월 경기도 화성 동탄 아파트 단지에서 30대 남성이 전 연인이었던 30대 여성을 납치 및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자는 폭행과 스토킹을 당했다며 경찰에 구속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미룬 정황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았다.

지난 6월 인천 부평구에서는 60대 남성이 아내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특수협박으로 접근금지명령을 받았으나, 조치 기간이 종료된 지 일주일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

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건이 최근 반복되면서 경찰이 종합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과거에는 사적 문제로 치부해 공권력이 제한적으로 개입했으나 앞으로는 피해자 보호 강화 차원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계성 범죄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은 25일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교제폭력 등에 대한 기존의 대응 정책을 재정비·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살인 범죄(미수 포함)는 총 388건인데, 이 중 이미 여성 폭력 피해가 있었던 사건이 70건(18%)에 이른다.

경찰은 우선 가해자를 대상으로 전자발찌·유치·구속을 신청해 적극적으로 격리하고, 접근금지 처분을 받은 재범 고위험군 주변에 기동순찰대를 집중 배치해 재범 의지를 차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피해자에게 접근이 금지된 가해자가 전화·문자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촉할 경우 자동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경찰은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착용시켜 피해자에게 물리적으로 접근할 때 알림을 받아 출동할 수 있는데, 전기·통신을 통한 접근도 감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피해자 보호 체계 또한 강화한다. 가해자에 대한 제재나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격리 기간이 종료된 경우 피해자 모니터링을 의무화하고, 피해자에게 민간경호, 지능형 CCTV 등 안전조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여성가족부와 협업해 피해자의 위험도에 따라 보호·지원을 제공하는 '경찰-관계기관 공동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이 같은 조치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경찰의 보호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 경찰은 관계성 범죄가 발생하면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긴급응급조치는 피해자 주거지 접근금지나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등의 조치를 경찰이 직접 하고 사후적으로 검사를 통해 법원의 승인을 받는 것이다. 잠정조치는 스토킹 범죄 재발 우려가 있을 때 검사가 직권 또는 경찰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매일경제가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스토킹 범죄와 관련해 경찰이 신청한 잠정 조치는 6160건, 법원이 결정한 건수는 5014건이었다. 6월 한 달간 경찰 신청의 잠정 조치부터 법원 결정까지 소요된 평균 기간은 1.9일이었고, 최장 소요 시간은 13일이었다.

이에 보다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스토킹처벌법'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관계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경찰이 신청하고 검사가 청구하면 이후 법원이 결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찰은 검사를 경유하는 순서를 생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분산 관리 중인 가해자·피해자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축적된 정보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재범 위험성을 감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사회적약자보호 종합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관계성 범죄

가정폭력, 아동학대, 스토킹, 교제폭력 등 가해자·피해자 간 관계성에 기반해 발생하는 범죄를 뜻한다. 일반적인 범죄와 달리 권력·신뢰·의존 관계에 있는 이들 사이에서 발생해 범죄가 지속되거나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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