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알아가는 과정…하루 10분 감정 묻기로 시작해요

김미영 기자 2025. 8. 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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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학습법 제대로 알기
클립아트코리아

배우 김남주가 최근 방송에서 두 자녀에게 유대인의 전통적 학습법인 하브루타 교육을 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의견을 묻긴 했지만, 결국은 내 생각을 말했다. 하지만 토론식으로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는 방식에 더 공감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브루타 학습법’은 유대인들이 탈무드를 공부할 때 함께 토론하는 짝, 즉 파트너를 일컫는 것으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육 방법’을 의미한다. AI시대를 맞아 잘 하는 ‘질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지식을 소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공유하는 것을 중시하면서 하브루타 학습법이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하브루타 학습법을 활용하면 아이들은 수동적으로 지식을 수용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이해 수준을 확인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기 때문에 더욱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하브루타 학습법 의미와 효과

하브루타 학습법의 핵심은 토론, 즉 대화다. 상대방과 짝을 이뤄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관점 아래서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해와 적용의 폭을 극대화해 창의력도 기를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는 자신감과 표현력이 향상된다. 특정 주제에 대한 토론은 물론,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포함하는데, 서로의 상호작용과 협력을 촉진해 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장점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설명하고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과정은 자기 효능감을 강화해준다. 더 나아가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좀더 도전적인 과제에 임할 수 있도록 해준다. 토의와 토론 과정에서 경험한 협력과 상호작용은 친구나 동료와의 사회적 관계를 강화시켜준다.

실제 미국행동과학연구소의 학습 피라미드, 즉 가르치는 방식에 따른 평균 기억률을 보면 수업 듣기는 5%, 읽기는 10%에 그친 반면 참여적 학습방법인 집단 토의는 50%, 가르치기는 95% 등으로 월등히 높았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는 과정이 학습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엄마의 하브루타 대화법’ ‘초등 메타인지 공부력’ ‘내 아이의 부자수업’ 등을 쓴 김금선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 소장은 “하브루타 학습법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논리는 펼쳐야 하고, 이는 가르치는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교육하는 방법보다 높은 효율을 낸다”며 “하브루타 학습법은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가정 안에서 대화를 통해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규칙적으로 대화하는 습관을

하브루타 교육은 대화를 매개로 부모가 자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가정에서 실천하는 일 역시 어렵지 않다. 가족이 모여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그 시작이다. 밥상머리에서 가족끼리 매일 규칙적으로 대화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진정성 있는 대화가 수시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면 풀 수 없는 문제는 없다.

김금선 소장은 “하루 10분 눈을 마주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되는데, 그 시작은 아이의 지식이 아니라 감정을 물어보는 것”이라며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어? 친구들과 재밌게 보냈어? 오늘 얼굴이 왜 이렇게 어두워? 등처럼 감정을 물어보는 것은 짧은 대화만으로도 아이는 피곤함이 풀리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는 엄마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꾸준히 대화하면 자녀와의 관계도 돈독해진다. 사춘기가 되어도 아이는 크게 엇나가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신뢰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대화만 끊기지 않는다면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신호를 놓치지 않을 수 있고, 함께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 나갈 수 있다. 아이의 경우, 부모와 대화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말하는 훈련을 하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까지 키울 수 있다.

아이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부모는 아이를 탓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평소 아이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거나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혹은 판단과 비난이 들어간 말을 하지는 않는가, 아이에게 질문이 아니라 명령과 지시만 하지 않는가, 답을 정해 놓고 유도한다거나 부적절한 질문을 한 것은 아닌가 등의 행동이 있었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

어떤 질문이든 받아줄 수 있어야

하브루타 대화에서 중요한 자세는 경청이다. 하브루타는 논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나 공동의 합의점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말이라도 귀기울여 들어줘야 한다. ‘시끄러워’ ‘그만해’ ‘그걸 말이라고 해?’ 등의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어른들도 간혹 완성되지 않은 말과 표현을 한다. 그럼에도 부모는 아이들이 그런 말을 했을 때 혼내거나 훈육을 한다. 그것은 아이의 말문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김금선 소장은 “‘이 말 하면 혼나겠지?’라는 생각을 아이가 하는 순간, 대화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권위적인 부모, 잘난 체하는 부모, 가르치려고만 하는 부모, 다 떠먹여주려고 하는 부모, 다 해주려고 하는 부모는 아이한테 가장 해로운 환경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 아이의 말을 잘 경청하는 부모가 가장 좋은 부모”라고 말했다.

부모는 아이들이 어떤 질문을 해도 흔쾌히 다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의 수준을 따지기보다는 재밌게, 유쾌하게 공감하는 느낌으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금선 소장은 “이 세상에 나쁜 질문은 없다. 충분히 공감해주면 된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니?’ ‘그것도 몰라서 물어?’ 등으로 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아이는 부모가 내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존중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모가 자녀의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실패와 좌절을 용납하기 싫어하지만, 자녀는 자잘한 실패들을 경험하며 성장한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에게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하면 좋다. 그래야 아이들이 실패에 주눅 들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의지를 키울 수 있다. 오히려 자녀들을 완벽하게 케어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제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어

‘하브루타’는 경제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핵심 키워드는 자선, 기부, 정직이다. 유대인은 자신을 위해 돈을 버는 방법보다 남을 위해 돈을 쓰는 ‘자선’과 ‘기부’부터 가르치고, 돈을 벌 때도 철저하게 ‘정직’을 바탕에 두고 가르쳐왔다. 그런 교육의 결과, 유대인은 역사적으로 금융·상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도 세계 경제와 금융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전 세계적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하브루타 경제 교육의 시작은 가정에 있는 기부통 또는 저금통에 돈을 넣는 연습부터 시키는 것이다. 김금선 소장은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생후 6개월이 됐을 때부터 체다카(기부를 위해 돈을 모으는 저금통)에 돈을 넣는 훈련을 시킨다”며 “제대로 된 언어를 구사하기도 전에 남을 위해 돈을 모으는 법을 배운 아이는, 자신이 번 돈을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하는 일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깨닫는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이가 5~7살 이후처럼 뭔가 할 수 있을 나이가 된 이후에는 노동과 함께 노동의 대가로 수입원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신발 정리하기, 장난감 치우기, 수저와 젓가락 놓기, 수건 개기처럼 과하지 않은 노동을 하면서 돈의 소중함과 함께 기부하는 훈련을 시킬 수 있다. 그런 교육을 받은 아이는 노동을 통해 어떤 수입이 창출되는지, 그 돈을 어떻게 써야 가치 있는지, 기부와 자선을 왜 해야 하는지 등을 커가면서 자연스레 깨닫는다.

김금선 소장은 “대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며, ‘부모가 무조건 나한테 다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동을 통해 ‘번 돈을 누군가를 위해 쓰는, 더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행동을 통해 느낀다면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질 뿐 아니라 사회에서 존경받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브루타 경제 교육에서 중요한 또 다른 키워드는 인내심이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말해도 그 즉시 사주지 않는다. 시간을 주고 그 물건이 ‘정말로 필요한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여러 번 생각하고 설득할 시간을 갖게 한다. 아이는 자신의 욕구가 바로 충족되지 않아 짜증을 낼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저축이나 투자 등 돈이 있어도 쓰지 않는 인내심을 배운다. 가난과 궁핍의 경험 역시 중요하다. “시험 100점 맞으면 사줄게” 등 아이의 성적과 선물을 흥정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이 아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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