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품겠다는 김문수, 잘라내겠다는 장동혁…野 ‘당심’의 선택은

박성의 기자 2025. 8. 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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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차악 뽑아달라”에 金 지목설…장동혁 “韓 꼽은 최악은 나”
김문수 “韓과 절박감 공유”…친한계 영향력 전대 최대 변수로
반발하는 친윤계도 결집세…26일 결선 투표로 승부 결정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X맛 카레와, 카레맛 X의 싸움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이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가운데 당권에서 밀려난 당내 찬탄(탄핵 찬성) 진영에서 이 같은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 모두 '윤석열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이 아닌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탓에 당의 쇄신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진단에서다.

다만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쇄신파는 '차악 후보'로 김문수 후보를 택한 모습이다. 이들이 김 후보를 간접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친한계 당원들과 친윤계 당원들의 막판 결집세에 따라 당권의 향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꽃다발을 받은 뒤 맞잡은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결선 앞 '벼락치기 통합 행보' 시작한 金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 측은 최근 전당대회 본선에서 낙선한 안철수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 측에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후보는 이 과정에서 '개헌저지선(100석) 붕괴'를 우려하며 당권을 잡을 시 '계파 정치 청산'을 공언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위해 김 후보는 안 후보가 혁신안으로 제안한 대선 백서 제작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럼에도 안 의원과 한 전 대표 측 모두 직접적인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지난 조기대선과 이번 전당대회 본선 과정에서 김 후보의 발언이 '국민 눈높이'와 괴리되어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7일 고성국TV와 전한길뉴스 등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주최하는 연합토론회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이 다시 국민의힘 입당을 희망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입당(신청을)하시면 당연히 받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분이 계엄을 (선포)해서 누가 죽거나 다쳤느냐"며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24일 김 후보와 회동한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자 하는 회동이 아니다"라며 "단지 우리 당이 혁신해야 하고 윤 전 대통령, 계엄 옹호와 절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만났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통합을 위해 탄핵을 옹호하는 세력을 받으려고 노력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오히려 (탄핵 반대 세력이) 나가서 따로 당을 차리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김 후보를 향한 직접적인 연대, 지지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지난 23일 본인 페이스북에 반탄 주자만 남은 전당대회를 두고 "차악을 뽑아달라"고 적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지목한 '차악'이 김 후보라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앞서 김 후보는 TV토론에서 한 전 대표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중 누구를 공천하겠냐는 질문에 "전씨 대신 한 전 대표를 공천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반면 당시 장동혁 후보는 "한 전 대표 대신 전씨를 공천하겠다"고 했다.

25일 시사저널TV 《정품쇼》에 출연한 친한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문수 후보와 (친한계의) 계파연대까지는 무리한 해석"이라면서도 "장동혁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이 망가질 것 같다. 장 후보는 전한길씨 손을 잡고 극우의 길을 가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극우나 극좌가 우파나 좌파를 밀어내고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정상적인 정치가 망가지는 것"이라며 "도긴개긴이라면 김문수 후보가 낫다"고 평가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현재 친한계 인사들 사이 장동혁 후보를 향한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며 "찬탄 진영에서 '장동혁 후보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는 절박감이 투표의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 취임식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張 '통합론'에 선긋기…계파별 당심 결집세 관건

친한계 당원들이 결집하면 이번 전당대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주류 당심'은 여전히 친윤계라는 게 조경태, 안철수 의원의 본선 탈락으로 증명됐지만, '한동훈' 개인을 따르는 표심, 결집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의 당내 영향력은 지난 4월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56.53%)와 함께 결선에 올라 합산득표율 43.47%를 얻었다. 한 전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도 득표율 38.75%을 기록했다.

관련해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의 본선 득표율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전당대회의 캐스팅보트는 친한계가 쥔 것이 맞다"며 "찬탄파 최고위원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 등을 추산해보면 현재 당원 표심 중 25%는 친한계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 역시 친한계 표심의 '몰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덧셈정치를 해야 하지 뺄셈하고 나누기하면 이재명 독재정치와 민주당만 좋아한다"며 "한 전 대표가 그런 절박한 심정을 저와 공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동혁 후보 측은 김 후보의 '모호한 색'이 되레 독이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반대하고, 한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쇄신파와의 동행을 거부하는 '확실한 반탄 후보'로서의 선명성으로 승부하겠다는 구상이다.

장 후보는 이날 채널A에 나와 "당원들은 아직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탄핵에 찬성한 분들을 용서하지 못했고, 분노가 남아있다"며 "김 후보는 '한 전 대표를 공천하겠다', '안철수·조경태 의원과 한 전 대표를 끌어안고 가겠다'고 말하는데 그게 저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장 후보는 당권을 잡을 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장 후보는 "'윤 어게인'이든 전한길씨든 우리와 생각이 일부 다른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사랑하거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겠다는 우파 시민 어떤 분과도 연대하겠다"며 "반국가세력을 막아내야 한다는 게 '윤 어게인'의 가장 큰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이틀째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종 당선자는 당원 투표 8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결정된다. 결선 결과는 다음 날인 26일 오전 10시께 국회 도서관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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