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해화된 재수사요청·고소인 없는 사건, 수사종결하면 누가 보나

조준영 기자 2025. 8. 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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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찰의 수사개시권(직접수사권) 박탈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선 경찰이 자신이 개시한 사건을 스스로 종결할 수 있는 권한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의 불송치 권한은 검찰의 불기소 권한을 사실상 경찰이 행사하는 것으로 통제 기능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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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경찰, 경찰로고, 로고 /사진=김현정


이재명 정부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찰의 수사개시권(직접수사권) 박탈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선 경찰이 자신이 개시한 사건을 스스로 종결할 수 있는 권한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의 불송치 권한은 검찰의 불기소 권한을 사실상 경찰이 행사하는 것으로 통제 기능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경찰이 처리한 모든 사건을 기소·불기소 의견과 함께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이를 다시 검토해 경찰 의견에 따를지,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지, 반대로 결정을 뒤집을지를 판단했다. 그러나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부터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검찰로 송치하지 않고 자체 종결할 수 있게 됐다.

경찰 수사종결권이 도입되면서 경찰이 사건을 덮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사건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피의자에게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현직 경찰간부가 지난 6월 구속기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과 검찰의 재수사요청 제도가 통제장치로 도입됐다. 하지만 두 제도 모두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재수사요청은 검찰이 직접 수사로 개입하지 못하고 관련 자료도 제한적으로 공유돼 실효성이 떨어진다. 실제 재수사요청률은 최근 2%대까지 하락해 재수사요청 자체가 사실상 형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의신청 제도가 있지만 주체는 고소인과 피해자로 한정돼 있다. 병무청, 세무서 같은 기관들의 고발사건이나 인터넷도박, 성매매, 마약범죄처럼 단속을 통해 적발되는 사건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불복절차가 없는 셈이다. 법조계 일각에서 "법원 위에 경찰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지금은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이 검찰에 송치돼 보완수사를 통해 기소할 수 있는 여지라도 있지만 앞으로는 이의신청을 해도 절대 검사가 들여다볼 수 없을 것"이라며 "1차 수사기관인 중대범죄수사청이나 심의위원회 성격에 불과한 국가수사위원회에서 계속 사건을 돌리기 때문에 수사내용에 대한 통제가 없어져 피해자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도 결론적으로 구제받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법안의 핵심은 검찰청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경찰의 1차적인 판단을 사실상 판사의 판단으로 바꾸는 법안"이라며 "어느 기관이든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지면 부패한다. 현장단속, 불심검문으로 사건 잡아두고 무마시키거나 암장해도 아무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가 된다"고 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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