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청 터지겠네” 인도네시아, 대형 스피커 거리 축제 소음에 ‘골머리’

인도네시아 자바섬 농촌에서 대형 스피커를 동원해 큰 소음을 내는 길거리 축제가 확산해 논란이 일고 있다.
AFP통신은 24일(현지시간) 자바 지역의 마을에서 이른바 ‘사운드 호레그’ 방식의 축제가 잇따라 열려 지역 주민과 당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운드 호레그는 소리를 뜻하는 영어 ‘사운드’와 ‘흥겨운 축제’를 의미하는 인도네시아어 ‘호레그’의 합성어다.
자바섬에서는 2010년대부터 결혼식이나 독립기념일 등 행사가 열릴 때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트럭과 함께 주민들이 골목을 행진하는 사운드 호레그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대형 스피커 수십 대가 실린 트럭은 때로 새벽 시간까지 온 동네를 돌며 야외 클럽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운드 호레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소음을 내뿜는 트럭은 마을 곳곳에 민폐를 끼친다. 소셜미디어에는 행사장 근처에서 주민들이 두 손으로 귀를 막거나 스피커에서 나오는 진동에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창문이 깨지거나 기왓장이 떨어진 순간도 포착됐다.
AFP는 이달 들어 한 여성이 축제장에 갔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례가 있으며, 청력 문제를 호소하는 행사 참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콤파스도 동자바주 르마장에서 귀울림이나 귀통증 등 증상으로 르마장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이달 들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의료진은 최근 열린 사운드 호레그에서 나온 소음을 부상 원인으로 지목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85㏈(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계속 노출되면 청력이 손상되고, 120㏈ 이상에 노출되면 즉시 청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일부 축제 현장 소음은 130㏈에 달하기도 한다.
소음 민원이 쇄도하자 동자바주는 지난 6일부터 퍼레이드에 사용하는 이동식 장비 소음을 85㏈ 이하로 제한하고 학교, 병원, 구급차 통행로, 예배 중인 사원 근처에서 음악 재생을 금지했다. 지역 이슬람 종교위원회도 지난달 ‘소음이 심해 도로 이용자를 방해하는 행위’ ‘예배를 소홀히 하게 만드는 행위’ ‘공공질서를 해치고 재산에 피해를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는 새 이슬람 율법을 발표했다.
이러한 대책에도 소음 축제는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문화 공간이 부족한 지역에서 사운드 호레그는 노동 계급과 저소득층이 음악을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공동체를 묶는 역할을 한다며 소음을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운드 호레그에 찬성하는 시민들도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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