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특사단 방문에 ‘초심’ 강조…“미·중·일 동시 접근” 딜레마 거론도
“반중공작 억제 등 실질적 조치 필요”
“친미 입장에서 미·중 줄타기” 지적도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특사단이 방중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들은 한국의 새 정부가 전임 정부보다 균형 있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미·중 줄타기 외교’는 지속될 수 없다”면서 ‘수교의 초심’과 ‘전략적 자율성’을 주문했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한·중수교 33주년인 전날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만나 “수교의 초심을 견지하고, 우호의 방향을 단단히 하며, 공동이익을 확대하고, 국민감정을 개선하고,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함으로써 중·한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또한 “중국과 한국은 국제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무역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며 다자주의 이념을 실천하고 유엔의 틀 내에서 소통과 조정을 강화해 지역 및 글로벌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나온 발언이다.
이어 중국 외교부는 박 단장이 “한국은 항상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존중해 왔으며 중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병행 발전시켜 지역의 평화, 안정, 발전, 번영을 공동으로 수호해 나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나의 중국’ 언급은 한국 외교부의 발표문에는 없는 내용이다.
양국 정부가 1992년 8월 24일 발표한 ‘한·중수교 공동성명’ 제3항에는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5항은 중국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은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있다.
샹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영문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한국이 미·중 간 줄타기 전략에만 의존하는 것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국은 33년 전 수교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중국의 발전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갖고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며, 신뢰 강화와 인적 교류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샹 연구원은 실질적 조처의 구체적 사례로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와 같은 민감한 현안에 신중히 대처하고, 국내 극우 세력의 반중 공작을 억제하며, 중국과의 경제·무역·문화 교류를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도 “한국이 수교 초심으로 돌아가야 양국 관계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균형·실용 외교 정책의 한계를 짚은 보도도 나왔다. 상관신문은 “한국이 주요 외교 상대국인 일본·미국·중국과의 접촉을 거의 동시에 시작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은 근본적으로는 친미 입장에서 미·중 양쪽을 다 원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왕쥔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상관신문에 “한·미동맹을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여기고 대일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은 윤석열 정부를 계승하고 있다”며 “명확한 핵심 노선과 기본 원칙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다만 “출범 두 달이 지났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왕웨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연구소장은 싱가포르의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에 “이재명 정부는 여전히 미·중 사이 줄타기를 하고 있으며 구체적 조처를 하지 않아 중국은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251046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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